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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Walkman WM-10 수리, 신종 ‘머리끈 벨트’

글쓴이 : SOONDORI

최근 서랍 속을 돌아다니던 휴대형 카세트-플레이어들을 다시 꺼내 만지작거리면서 구형 망간 건전지와 네오프랜 고무밸트가 태생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점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건전지는 주의해서 누액 가능성 낮은 알카라인을 쓰면 되겠지만 두께, 내경이 정해져있는 고무벨트는 어느날 갑자기 끊어지기에 신품 입수가 항상 고민이었다. 청계천 상가에서 4~5cm 직경 고무벨트를 1천 원에 판매하는데 언제 끊어진 벨트 들고 거기까지 가겠는가?

(▲▼ 구동풀리, 피동풀리에 감겨 있는 녹아내린 벨트)

고육지책으로 Latex 계열 ‘고무장갑 벨트‘ 아이디어를 생각해냈고 일반 데크에서는 확실히 유효한 대안임이 입증하였다. 다만, 휴대형 기기에 쓰이는 길고 가느다란 벨트를 만드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좀 더 쉬운 대안은 없을까? 찾고 궁리를 해보았고…

목하 테스트 중인 대안은 1000원 주고 산 폴리우레탄 헤어타이(Hair Tie).

여자들이 머리 칭칭 당겨묶고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별 일 없을 만큼 꽤나 질기다. 수 년 전 이런 컬러 헤어타이를 가지고 대체실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 이번 상품과는 그 특성이 완전히 다른, 전혀 다른 플라스틱 소재가 아니었나 싶다. 즉, 종류가 여러가지이므로 잘 골라야 하고 같은 Pack에서 폭이 가장 작은 것을 선택한다! 

 

고탄성, 내마모성 등 폴리우레탄의 특성을 고려하건데 원론적으로는 고무벨트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겠고 특히, 시간이 지나 끊어질지언정 가황공정(Vulcanizing) 불량으로 생기는 타르(Tar)化 현상은 없을 것이다. 4~5배 쭉쭉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Pulley to Pulley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참고로 풀리 이격거리가 클 경우 미리 몇 개를 꺼내서 PET 콜라병 등에 감아놓고 반나절, 하루 정도 기다리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기기가 요구하는 최대 Tension을 고려함이다.

(Tar로 변해버린 벨트들. 본래 두 개가 사용되는데 하나는 Pulley에 말려서 아예 형체가 없다)

(어떻게든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Tar화된 찌꺼기가 남아있으면 무조건 구동불량이 발생한다)

(시험삼아 CDP용 고무벨트를 걸어본 경우. 이런 정도 직경은 고무장갑의 ‘손가락이 들어가는 부분’을 잘라서 대체해도 된다. 그런 정도는 가위로 깔끔하게 커팅 가능하다. 곤혹스러운 것은 여러 개 풀리를 돌리는 길고 가느다란 장(長) 벨트. 고무장갑 손목부분을 가위나 칼로 깔끔하게 커팅하는 게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

URETHANE 결합(-NH-COO) 고분자 화합물인 폴리우레탄은 1937년 독일인 Otto Bayer가 발명했는데 2차 세계대전 중 동남아시아 천연고무 수입이 어려웠던 전쟁광 히틀러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열가소성, 열경화성 두 가지 종류가 있고 신발 밑창, 침대 우레탄 폼 등 대부분 생활용품들은 전자를 사용한다. 고무보다 내마찰, 내마모성이 몇 배나 높고 내화학성이 있으면서 무해하고 인장강도 300~600 kg/cm2로… 아무튼 꽤나 질기다.

그렇다면 왜? SONY나 기타 오디오 메이커들은 얼핏 좋아보이는 폴리우레탄 벨트를 쓰지않았던 것일까?

몇 가지 상상속 이유를 나열해 보자면… 표면마찰 유지특성은 합성고무가 더 좋을 것이다. 대대로 엔지니어들이 구동풀리와 피동풀리의 기동 토르크(Torque), 슬립율(Slip Rate), 축 부하 등을 계산할 때 고무벨트를 기준으로 했을 것이며 수 십 년 전에는 폴리우레탄 제조가 어렵거나 제조비가 비쌌거나 어쨋든 지금과는 여건이 달랐을 것이다. 혹은… 알면서도 그냥 업계 관성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어떤 소비자가 기기내부 벨트재질에 신경을 쓸까? 시간지나 기기 무반응이면 제작사는 돈을 번다. 고장나지않는 재봉틀을 만들었던 브라더社는 결국 사업을 접었다.

이상으로, 폴리우레탄 머리끈 벨트나 라텍스 고무장갑 벨트가 완벽한 고무벨트 대체품은 아니겠지만 DIY세상에서는 나름 실용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을 밝혀둔다. “Mass가 큰 DECK 플라이-휠은 아내의 고무장갑으로, 가벼운 휴대형 기기 Pulley는 딸의 머리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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