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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Honor AR-70 인티앰프, 지나간 시절의 영광 (3)

글쓴이 : SOONDORI

업무미팅을 가는 날, 시간을 내서 한 움큼 휴즈들과 IC들을 샀다.

왼쪽 홀더에 끼우고 테스트. Blow-Up은 없다. 이때, KA7895 입력핀(좌측 #1)의 전압은 17.9V, 출력핀(#3)은 15.99V, R487의 앰프 방향 리드선의 DC 전압 17.9V로 모든 게 지극히 정상이다. 자, 이렇다면 R486이 분리된 회로에 속한 KA7915가 불량이라는 이야기? 묻고 따질 것 없는 일이다.

* 관련 글 : 태광 Honor AR-70 인티앰프, 지나간 시절의 영광 (2)

즉시 제거하고 신품 IC로 교체.

어허? 증상은 동일. 임시 분리된 회로가 간단하므로 IC불량이 아니라면… 브릿지 다이오드! 리드선들을 분리, 테스트를 해보니 4개 중 하나가 완전 도통상태이다. 즉, 제대로 정류를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DC가 아닌 AC가 흐르면서 휴즈는 논리상 두 배 에너지 공급을 감당해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IN4004 4개를 부품통에 있던, 크기가 만만해보이는 IN5819(*)로 교체하였다. 분리했던 저항과 커패시터들 원위치하고 나니… 정상이다. 적어도 Fuse Blow-Up 증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는 들어볼 수 있을 듯. 스피커와 CDP를 연결하고 스피커 터미널 종단의 전압을 측정하니 0.864V@L, 0.452V@R이다. 그럴 듯하다.

그런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거 원…

*  IN4004는 리버스전압 400V, 1A 정격, IN5819는 Schottky Diode로 리버스전압 40V, 1A 정격. 후자는 스위칭 속도가 빠르지만 열폭주 우려가 있고 한계점 40V는 앰프 구동전압 DC 38V에 근접한 수치이다. 추후 적당한 시점에 교체하기로 함.

■ 고구마 줄기

겉으로는 별 문제 없어 보이는데 왠 일일까?

혹시나 발열하는 부품이 있는 지 이곳 저곳 손가락으로 탐색. 아하! KA7815가 엄청나게 뜨겁다. Peak 2.2A 이하의, 그러나 감당하기 버거운 전류가 흐르고 있음이다. 종단 모토롤라 트랜지스들, 기타 방열판이 부착된 부품들 모두 미지근한 상태인데 IC 하나가 뜨겁다니… 그렇다면 정격전류 1A는 도대체 어디로 흐르고 있다는 말인가?

KA7815, KA7915의 종단전압을 확인해보니… 어찌된 일인지 KA7915가 쇼트상태. 설마 중국제 Fake 제품? 몇 푼 하지 않지만 워낙 소모수량이 많을 것이니 0.01% 확률로 그럴 수도 있겠다. 어쨋거나… 원래 있던 SEC KA7915로 원상복귀하였고 이후 전압, 발열 등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았다. 다만, 여전히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Power On 시 여러 릴레이들이 붙는 소리가 나고 릴레이 구동전압도 관측이 되는데… 아무래도 이 기기는 Surge 충격을 받아 속이 많이 상해 있는 듯. 뭐가 문제라 조치하면 또 다른 것이 문제… 그 불량함에 있어 고구마 줄기가 따로 없음이다.

■ 대칭전압 비교

보나마나 회로도는 구할 수 없을 터. 각 부품들의 용도를 궁리해가며 탐색한다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라 꾀를 내서 L과 R의 대칭되는 부품들 특히, 트랜지스터들의 핀 전압들을 비교하면서 차이 나는 곳을 찾기로 했다. 이제는 전원이 들어가니까 이런 단순무식한 방법도 통한다.

그리하여… 트랜지스터, 다이오드들의 전압을 찬찬히 비교하던 중 모토롤라 출력 트랜지스터들에 전압이 인가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황당함.

이것은 또 어찌된 일일까?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트랜스포머 → 정류 브릿지 다이오드 회로를 확인해 보았더니… 세상에! 콘넥터가 심하게 발열 중이다. 접점저항이 커지면서 제대로 전원공급이 안되었던 것.

‘눈 가리고 아웅’했던, 명확히 나태했던 설계.

콘넥터라는 것은 당장은 그럭저럭이지만 한참 시간이 흐르면 이런 사단을 야기할 가능성을 내포한 존재이다. 정전압 회로 입력부도 아니고 딴엔 민감하게 반응하는 앰프 전원회로에 이런 노멀 콘넥터를 쓰다니… 당장의 조립 편의를 위해서 원칙을 무시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조치방법은 1) 와이어를 자르고 영구 땜질하거나, 2) 임시로 WD-40 등 여하한 수단으로 접점저항을 개선하는 것 두 가지뿐. 모름지기 기판 들어낼 일 없을 것이므로 원론에 충실하려면  1)을 선택함이 맞겠으나 잠시 소리 좀 들어보자는 것이라 심히 귀찮다. 그런데… 약간의 청소로 개선이 안되기에 결국 자르고 땜질을 해버렸다.

소리는? 작게 찌그러진 소리가 난다. L과 R 공히 그러하다. 판단컨데 두 채널에 공히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어떤 회로가 반쯤 고장인 것이다. (슬슬 약이 오르고 있다)

써지에 의해서 1) 또다른 영역의 전원공급회로가 망가졌거나 2) 앰프 안쪽 신호경로에 있는 부품들이 우연히 동시에 고장났거나 3) 그게 아니라면 프리앰프부 고장이거나… 직관으로는 어느 곳 신호 드라이빙 트랜지스터들이 죽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으로 방열판들 뜨끈뜨끈한 것을 보니 A급 앰프인 모양이다?! 출력 트랜지스터가 8개나 사용된 Balanced Driving Circuit에, A Class Circuit의 조합이라면… 눈에 보이는 복잡함 만큼 트레이싱 작업에 애로가 예상된다.

■ 찌그러짐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Sine파 주입에 의한 오실로스코프 검사를 하기 전에 대략적인 회로구성, 신호흐름의 경로를 검토해보았다.

○ RCA 입력신호는 여러 NAiS 릴레이들에 의해 선별되고 또다른 릴레이로 전달된다. 두 번째 릴레이는 Volume 0일 때 경로회로를 GND 단락시키는 목적으로 배치된 것. 그런데… 릴레이를 두 번 거친다함은 접점상태에 따라 미소신호 왜곡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겠다. 논리가 그렇고…


○ 위 사진 하단에 있는 노란색, 두 번째 릴레이는 기판 후면에 있는 TC9459f 전자볼륨 IC 입력핀(#5, #24)에 연결되어 있다. 각각 2채널을 취급할 수 있는 IC 두 개를 조합하여 0~89dB, 1dB 단위로 Volume과 Balance를 조정할 수 있다고 하며 내부에서 수 백 개의 실리콘 레지스터를 전자적으로 절환하는 구조를 취한다. THD 0.005%.

○ 라인은 저항을 거치고 이리저리 우회하다가 N채널 JFET IC(Pair형)에 전달된다. 이제 앰프 초입에 도달한 셈. 참고로 Relay~IC~JFET 사이에 커플링 커패시터는 배치되지 않았다.

이런 정도면 Q305, Q405 입력핀까지의 모든 신호흐름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겠다.

Q305/Q405를 기준점으로 하여 1) 신호왜곡이 목격된다면 RCA 입력보드~릴레이~전자볼륨 영역의 문제인 것이고 2) 아니라면 JFET 소자 및 파워앰프 내부가 문제.

여기서, 그 원인이 무엇이든 양 채널에 공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 강조해서 적어 둔다. 상상하건데 어떤 영역의 공급전압 극도로 저하된 경우라면 깔끔하게 확인하고 간단히 끝낼 수 있을 것인데… 물론 직접 눈으로 봐야 알 수 있는 일.

* 관련 글 : 태광 Honor AR-70 인티앰프, 지나간 시절의 영광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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