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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에프 씨의 National RX-7200 그리고 Ambience Sound와 GAZ Volga GAZ-4

글쓴이 : SOONDORI

다음은 우연히 접하게 된 러시안 블로거, 잘 생긴 40대 안드레이 세르게에프 씨의 포스트. (표제부 사진 출처 및 글 : https://www.drive2.ru/users/junkyardsu)

“National RX-7200입니다. 최고급 모델, 고급 엔지니어링 기술이 접목된 카세트테이프 레코더의 절대 걸작. 외형만큼 좋은 소리! 1981년 마쓰시다가 멋진 포터블 카세트 두 종을 출시했습니다. 그해 초에 RX-7200을, 연중 내셔널 RX-7000을 소개하였지요. RX-7200은 일체형 카세트들 중에서 가장 큰 모노블록 구조를 취했고 그 시점에서는 가장 비싼 제품이었습니다. 12개 메모리 기능을 포함하는 세련된 디지털 PLL 튜너, 매우 안정적인 로직 테크 메커니즘, 솔리드 SX 헤드, 7곡 검색 기능, 마이크로 프로세스에 의한 리모컨 제어 기능 등을 포함합니다”

사이드 우드를 포함하는 만큼은 말씀에 딱 들어맞는 모습이다. 실제로는 작은 리시버를 맨 밑에 깔고 데크 모듈과 양 옆 스피커들을 그 위에 올린 다음, 전체를 하나로 묶어버린 디자인.

(RX-7200. AM/PLL FM, L+R 출력 12.5W, 30~18Khz@Metal, Dolby-B, D Cell 15V, 스피커 2″+8″, 612mm × 345 × 176, 10.8Kg, 14만 5천 엔. 액세서리 포함, 일본 경매시장 출품 가격 20만 엔짜리도 있다. 출처 : https://www.ebay.com/itm/293593293235)

그러므로 용도와 기능의 경계선상에서… “저는 거실용 오디오를, 이렇게 들고 다닙니다. 헛~! 특별하죠?” 자화자찬을 해도 무방함?

그런 구조를 취하고 실로 ‘포터블’이 무색할 만큼 커다랗고 무거운, 말만 포터블인 카세트들 많이 있지만 간신히 존재하는 것을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곧 큰 가치이므로…

“네! 오디오 세상의 기기 선호와 평가, 말 하기는 언제나 본인 마음대로입니다”

(아날로그 튜너 내장 RX-7000. AM/FM, L+R 출력 22W, 30~17Khz@Metal, Dolby-B, D Cell 15V, 스피커 2″+8″, 8Kg. 3-Ways가 아닌 2-Ways이다. 그 말은 원형 그릴들 중 하나는 Duct라는 뜻. 출처 : https://www.ebay.com/itm/143604982914)

(▲ 기계식 데크를 쓰는 RX-5350. AM/FM/SW1/SW2, L+R 출력 20W, 40~16Khz@CrO2, D Cell 15V, 스피커 2″+8″, 9.8Kg. 출처 : https://www.pinterest.co.kr/pin/340725528042448199/)

그렇고… RX-7000/RX-7200에 약간 거창해 보이는 양각 처리 ‘Ambience’가 붙어 있다. 무슨 뜻일까? 어디에도 설명이 없으니 회로를 살펴보면,

L과 R을 약간 섞고 약간의 시간 지연을 더하여 Hall 효과를 담보하는 기능으로 추정된다. 자세는 그럴듯한데 속내는 꼴랑 트랜지스터 한 개와 몇 개 수동 부품들 덩어리뿐이라니… DSP에 친숙한 요즘 세상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장난 같기도 함.

그런데 한편으로, 별 것 아닌 차별화 포인트였을 망정 어떻게든 매달려야 했던 오디오 극상기 엔지니어들의 입장을 상상하면 나름 이해가 된다.

가수처럼 행동하고 싶은 어떤 이가 마이크 붙잡고 외부 소스 연결하고 테이프 돌리고 그러면서 모든 게 대형 콘서트장의 현장 음처럼 들린다면 돈 천 원이라도, 조금 더 지불할 마음이 생길 것이라는 비즈니스적 발상이겠다. 500원쯤 더 들이고 5천 원을 더 벌 수 있다면 제작사 입장에서 절대로 마다할 일 아님.

* 관련 글 : Sanyo MR-X20 포터블 카세트, Big Ben

이하는 심심풀이 사족으로 간주.

Tag에 적힌 ‘dzhankyard’가 Junkyard라고 하니 세르게에프 씨는 폐차장을 운영하시는 모양이다? 빈티지 자동차 박물관? 그렇고… 사진 속 자동차는 무엇? 설마 생뚱맞게 빈티지 Chevy Impala?

구 소련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였던 가즈 볼가(GAZ Volga, 2010년 폐업)의 GAZ-14 럭셔리 세단. ‘맨 인 블랙’ 스타일 미제 세단 느낌의 프론트와 구형 벤츠 뒤꽁무니를 합성한 듯한 디자인에… 등급은 우리네 ‘각 그랜저’ 상당한다.

(잘은 몰라도 이 자동차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쿠바에서 많이 볼 수 있을 듯. 출처 및 소개의 글 : https://hooniverse.com/soviet-luxobarge-1977-88-gaz-14-chaika/)

차가 고급이니 포터블 오디오도 고급이라는 암시였던 것인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50년쯤 전인 1981년에는, 오디오와 자동차 모두가 신상품 취급받으며 멀쩡히 작동하고 멀쩡히 돌아다니고 있었을 것. 불과 50년 만에 USSR은 해체되었고 파나소닉의 처지는 아주 많이 달라졌으며 자동차나 오디오를 마음껏 살 돈이 없었던 대한민국은 어찌어찌 되어 어떤 곳으로 달려가고 있다.

세상 일이라는 게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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