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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에서

글쓴이 : SOONDORI

“주위를 둘러보세요. Digital이 Analog를 압도하는 오디오 세상 아닙니까?”, “아닙니다. 여전히 Analog가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상충하는 의견에 대해 사람들의 평가는 각기 다를 것이다. 눈에 보이는 물체들, 현상을 보면 확실히 Digital 강세가 맞고 노래하는 가수의 성대와 전혀 디지털적이지 않은 사람 귀를 생각하면 예나 제나 Analog의 큰 틀에는 변함이 없다.

의견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사람은 땅, 아날로그는 건물 토대와 같고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해석하거나 보관하거나 유통하거나 포장하는 수단일 뿐이다.

즉, 기술적 관점은 물론 생체적 관점에서도 대등한 관계가 아니므로 둘의 강세와 열세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예를 들어 오디오 신호의 디지털 취급을 위해서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ADC, Analog-to-Digital Converter) 또는 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DAC, Digital-to-Analog Converter)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 앞 또는 뒤에는, 그러니까 디지털 처리기에서 바라본 시스템 끝에는 언제나 인체 대응 변환기로 작용하는 아날로그 회로가 붙는다.

그런 계층적 관점에서 바라본 아날로그-디지털의 결합은 차라리 좋은 소리의 추구보다는 돈의 흐름과 더 깊은 관계가 있다. 몇 가지 사례들을 나열해보면,

○ 빈티지 오디오 극상기, 본질은 아날로그 처리기인 FM 튜너에 숫자 표시기와 몇 가지 펄스 취급 제어계를 가미한 후 ‘Digital’, ‘Computer’ 단어를 전방에 내세우고 돈을 더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 “저희는 그 유명한 ○○○ ADC, ○○○ DAC를 썼습니다. 손님, 그거 잘 아시죠?”라는 식 홍보 문구를 종종 보게 된다. 아날로그 회로는 제 각각이라 품질을 일괄 정의하기가 매우 까다롭기에 디지털 소자의 명칭으로 모든 것을 대변하려는 경우이다. 소비자는 ○○○을 듣고 그에 걸맞은 우수한 아날로그 회로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고 지갑을 꺼내게 된다.

○ 1979년 시작된 필립스-소니 연합의 디지털 CD 개발, 2000년대의 디지털 MP3 보급 그리고 디지털 모바일 장치 보편화 등 지난 40여 년간의 매체 및 음원 재생 트렌드는 돈을 버는 세상, 시장 외연  확대와 다름없었다고 본다. 그리하여, 노래 부른 가수는 한 명이지만 디지털 변환 한 방에 더 많이 소비하고 더 쉽게 응용하고 더 크게 지불하며 새로운 돈의 흐름도 생겼다. 대부분 사람은 돈의 흐름을 따를 것이니 그것에 맞게 법과 제도까지 달라진다.

그런 디지털 비즈니스의 확산과 확대 속에서도 인체에 친화적인 아날로그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방금 만들어진 고성능 전 전자식 디지털 오디오 안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오로지 ‘소리 듣기’라는 관점에서 차 떼고 포 떼면 디지털의 의미는 뭐가 될까? 아날로그를 감싸고 경제적 가치를 키우는 수단으로 본다면 옛적 시장통의, 맛난 고등어를 싼 신문지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 IT조선 기고 원고(2020.08) → 공개(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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