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AUDIO NOTES > Cresyn Phiaton 그리고 국내 헤드폰 및 이어폰 시장 규모

Cresyn Phiaton 그리고 국내 헤드폰 및 이어폰 시장 규모

글쓴이 : SOONDORI

SR 님과의 댓글 대화 후… 국내 헤드폰/이어폰 시장의 현실 인식에 관하여, 스스로 부족한 게 많다고 판단하고 빠르게 몇 가지 자료들을 찾아본 후 이 글을 쓴다.

■ 브랜드명 피아톤(Phiaton)

우선, ‘피아톤(Phiaton)’으로 프리미엄 개념을 전방에 내세우고 있는 (주) 크레신의 인터넷 설명은 다음과 같다.

“피아톤은 1959년 설립 이후 반세기 동안 오디오 분야만을 고집해온 세계적인 전자기기 제조회사인 크레신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발한 크레신의 자체 브랜드 입니다. Phiaton은 그리스어로 황금비를 뜻하는 PHI와 소리를 나타내는 TONE, 프랑스어로 패셔너블한 스타일을 뜻하는 TON을 결합한 것으로, 소리와 패셔너블한 디자인의 황금비를 뜻합니다”

수년 전 전철역 승강장 한쪽을 도배한 크레신 광고판을 보았고 그다음 해 가장 싼 국수 줄 이어폰을 샀다. 충분히 만족했다. 그런데…

‘피아톤’ 발음은, 개인적으로는 전혀 와 닿지 않고 쉽게 기억되지도 않음. 코브라, 독사의 모습 연상되고 “피골이 상접이라” 문구만 쓱~ 머리 속에. 몸과 정신이 올드해서 그런가? ‘피’라는 첫 발음이 많이 거북하고 매번 ‘가난과 신고의 삶’이 연상된다. 늘 “퐈이야~”를 외치는 박명수 때문일지도 모름.

■ 국내 시장 점유율 추정

SR 님의 말씀이 대기업이나 크레신을 제외하고 특별하게 거론될 만한 기업이 없고 전체적인 규모도 작다고 하니… 과연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두 종류 정보를 찾아보았다. 하나는 금융감독원 외감법 적용 대상 기업인 크레신의 공시 자료, 다른 하나는 국내 시장 규모를 추정할 단서.

○ 아래는 2019년 안진회계법인 감사보고서의 일부. 수출 매출은 주로 부품일 듯하고 내수는 부품, 상품, 제품 구분 무시하고 ‘완제품’으로 간주하면… 얼렁뚱땅 100억 원이라고 해두자.

(출처 :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0331001111)

(▲ 2019년 자료. 총 11개 해외 자회사 중 연결재무제표 처리 대상 7개 기업 현황이고 대체로 해외 생산/매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고급 브랜드인지 아닌지에 따라 사업 여건이 크게 달라질 듯)

○ 자, 그러면… 헤드폰과 이어폰의 국내 시장의 규모는?

신문 기사, 포스트, 각종 통계 문서가 일색으로 ‘몇 프로 급성장’을 운운하지만 정확한 규모를 제시한 사례는 없음. (못 찾는 것인지?) 잠시 궁리하다가 통계청 사이트로…

이 부류 제품은 산업분류기준 ‘정보통신방송기기/영상및음향기기/기타영상음향기기(*)’에 속한다. 2019년은 자료가 없고… 2018년 국내 시장(=내수) 규모는 3,315억 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참고로 산출 식은 원화기준 (소비와 같은) 국내 생산액 + (수입액 – 수출액) × 환율.

* 통계청의 정의 : 스피커, 확성기, 이어폰 등 기타 음향기기를 제조하는 산업활동을 말한다. 예시로 스피커 제조, 이어폰/헤드폰 제조, 마이크로 폰 제조, 확성기 제조.

(출처 : 통계청, 내수 통계)

‘기타영상음향기기’ 안에 이어폰, 헤드폰 이외의 것들 포함되어 있는데 세 분류할 정보는 없으니까 보수적 관점에서 반분 확률 0.5를 적용하면… 헤드폰 및 이어폰에 국한하는 2018년 국내 시장 규모는 1700억 원 정도이다. 누구도 모르니까 또 2018년 대 2019년의 성장세(단순 비율 +44.9%이면 2019년 4,805억 원)를 고려하여 쿨~하게 모양 좋은 절반, 2500억 원@2019년이라고 해두면…

단순 계산으로 크레신의 2019년 국내 시장 점유율은 4% 수준 또는 그 미만.

나머지는 국내 시장의 80%를 차지한다고 공공연하게 떠드는 소니 제품이나 기타 해외 브랜드 제품들, 중국제 제품들 그리고 아이리버(iRiver), 코원(Cowon, 2020년 개명 후 네스엠), 아이사운드(iSound), 유코텍(Ucotech), 아론(Alon), 더비트(The Bit) 등 국내 생산 또는 국내 브랜드화 제품일 것이며…

토종 1위 기업 크레신의 기업 규모나 해외 매출 규모에 비하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나치게 작다? 

더 할 말 없음. 임기응변으로 ‘크레신 피아톤’을 잣대 삼아 가볍게 국내 시장 규모를 조망해본 것이고 규모가 얼마 되지도 않는 극상기 빈티지 세상에 속한 자로서 옆 시장의 상황을 잘 모르니까.

* 관련 글 : 국내 빈티지 오디오 세상의 활동인구 수는?


크레신 외 다른 기업은 없을까? 가볍게 찾아보았고… 추후 추가하기로 한다.

○ 삼본정밀전자 : JVC-Kenwood, Audio-Technica에 OEM/ODM 납품한다는 언급이 있다. (출처 : 2019년 3월 NICE 평가자료. http://w3.kirs.or.kr/main.html)

○ 블루콤 : 해외 수출형 블루투스 ODM 기업. (출처 : 2018년 10월 NICE 평가자료. http://w3.kirs.or.kr/main.html)

○ 에스텍 : LG 이노텍 분사 기업. 일부 ODM. (출처 : 2019년 7월 NICE 평가자료. http://w3.kirs.or.kr/main.html)

○ 기타 : TBA

 

14 thoughts on “Cresyn Phiaton 그리고 국내 헤드폰 및 이어폰 시장 규모

  1. 네이버 알림같은게 없으니 확인이 늦었습니다.
    주변 표본만 보더라도 국산 제품을 쓰는 분이 많이 적습니다. 특히 유선이어폰에서 완전무선이어폰(tws)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면서 국내 전통회사들은 입지를 완전히 잃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당장 LG부터 톤프리를 최근에야 부랴부랴 내놓았습니다. 넥밴드 강호 엘지 행보로 보기엔 조금 의아하죠? 그나마 삼성이 제법 예전부터 준비를 착실히 해왔습니다. Level이라는 음향브랜드(지금은 없어졌지만)부터 시작해서 음향 초거대 기업 Harman社 인수까지.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어 덕분에 국내에서 선방중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전통적인 회사들은 없습니다. 엘지 넥밴드 oem 기업이 생산한 블루콤 데시벨 T90은 주변에서 쓰는 사람을 한명도 못 봤고(DK에서 공구해도 결국은 좁은 물), 피아톤은 볼트라도 내놓았으니 그나마 양반입니다. 유코텍, 아이사운드(쿼드비트 위탁생산 기업)는 tws라인업 자체가 없습니다.

    tws는 말이 무선이어폰이지 사실상 전자기기입니다. 기판이 들어가고, 배터리가 들어가고, 신호송수신 등.. 그래서 오디오테크니카 같은 견실한 회사도 적응하는데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당장 노이즈캔슬링 명가 bose만 하더라도 ANC tws가 아직도 출시 준비중입니다. 소니는 적응을 잘 했지만 소니는 원래 전자기업이니..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슨 뜻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유선이어폰이야 다이소같은 곳에서 사면 대다수가 국산 이어폰이니 어느정도 명맥 유지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 3.5단자가 빠지는 세상이니 미래가 어둡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기판을 때온다고 하더라도 유선이어폰만 생산하는 회사에서 얼마나 잘 만들겠습니까? 다른 회삭가 노는 것도 아니고.. 설령 출시한다 하더라도 2만원도 안하는 QCY에 밀릴 것이 뻔한 일입니다.

    최근에 oppo에서 enco x라는 tws를 출시하였습니다. 다인오디오에 사운드 튜닝을 맡기고, 평판자력식 드라이버를 다이나믹 드라이버와 동축으로 설계한데다 ANC 기능까지 탑재되었습니다. 그리고 가격은 149달러. 국내 회사뿐 아니라 소니에게도 버거운 경쟁자입니다. 여기서 또 봐야할 점이 다인오디오 같은 회사도 결국 tws는 자체제작을 못 한다는 것이죠. 에어팟 생산업체인 고어텍이 다인오디오를 인수하였고, 그 회사의 튜닝이 oppo에 들어간다? 이 점들을 이으면 다인오디오 튜닝-고어텍 생산-oppo 뱃지라는 흐름이 나옵니다. 그래서 광군절 때 한번 구매해보려 합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앞으로 국내 회사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겁니다. 그나마 부전같은 회사가 삼성 번들이어폰을 위탁생산하니 나은 상태입니다. 나머지는.. 많이 어렵죠.

    1. +며칠 뒤에 소니캐스트(국내회사)에서 고가의 유선이어폰을 2종 출시하는데, 이정도가 한국 유선 이어폰 시장의 마지막 불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단순히 타겟에 맞춘 것이 아닌 여러 애호가들을 초청하여 세밀한 사운드튜닝을 진행하였고, 크게 2가지 수렴하는 점이 나와 2개로 나눠서 발매한다고 합니다. 내일인가 백석역 사무실에서 공개청음회를 한다고 하니 의향 있으시면 한번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소니캐스트 tws인 ht1, w1(최신)은 전부 QCY위탁생산이며 핵심부품인 드라이버와 내부 튜닝만 담당하였습니다. 이런 방향을 다른 회사도 고려하면 좋을 듯 합니다.

      1. 글 잘 읽었습니다.

        이어폰/헤드폰 시장에 관해 깊이 있는 정보와 통찰력을 갖고 계신 분이시네요.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요. 넥-밴드 이야기하시니… 아? 예전에 저도 그런 것 사서 쓴 적이 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나저나… ‘마지막 불꽃’이라는 문구에서 가슴이 참…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의 단단한 자리 메김이 절대 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네요.

        ㈜소니캐스트는 2008년 창업 이후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와 어려움 속에서도 음향공학에 대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하여 단일 유닛으로 초 고음질 재생이 가능한 다이나믹 유닛인 SF 드라이버에서부터 세계 최대 출력을 가진 고 출력 압축 드라이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기술 혁신 제품을 생산 판매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대기업 및 정부연구기관과의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통해 음향관련 원천기술 개발 및 국내 음향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세계 일류 음향중심 기업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 이사 이의렬,

        http://sonicast.co.kr/

        어쩐지 Sonicast라는 단어가… 다음 포스트가 있습니다. 스파르탄 FPGA를 쓴 구난용 음성 전달 장치의 연구개발 중 모델…

        http://audiopub.co.kr/2020/02/18/lrad-%eb%82%98%ec%81%98%ea%b2%8c-%ec%93%b0%ec%9d%b4%ea%b1%b0%eb%82%98-%ec%a2%8b%ea%b2%8c-%ec%93%b0%ea%b1%b0%eb%82%98/

        글을 쓸 때 제작사는 일부러 언급 안 하려고 했었는데요. 현재 회사 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잠시 관찰하고 반납했는데 인생 기념품으로, 아예 달라고 해야겠네요.

        모델명 SC-75, 세계 일류 음향공학 인재의 산실인 서울대 음향공학연구실 출신이 설립한 음향기기 전문업체 (주)소니캐스트에서 개발한 SC75는 이신렬 음향공학 박사의 지도아래 지난 15년간 민방위시스템을 개발하였고, 군용 음향대포 및 지향성음파송신기를 개발하였으며, 경찰용 군중통제장치를 개발하였다.

        1. 네. 그분 맞습니다.
          기사에는 간략하게 적혀 있네요. 심각한 신변 위협까지 받으셨다고 합니다.

          경쟁력이 있으려면 자본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 중소기업은 한국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20세기에 기초가 탄탄하지 못했어요. 당장 1953년에 휴전되었으니 아직 70년도 안 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타국에서 경쟁 제품이 물 밀듯 밀려오는 시기라 기초체력이 부족하면 휩쓸려나가기 십상입니다.

          대기업이 한국의 경제견인을 홀로 담당한다면 이런 일이 심하면 심했지 나아지지 않으리라 봅니다. 딜레마죠. 견실한 대기업과 함께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발상은 할 수 있어도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 한 정책이니까요.

          1. 그랬군요. 신변위협까지… 허~참….

            정책 입안자들이 늘 읊조리는 “견실한 대기업과 함께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발상”과 같은 것은 절대 실현 불가한 꿈이라 생각됩니다. 남들은 섞여 있다, 섞일 수 있다고 하지만 경제적 이익 확보의 관점에서는 완벽한 물과 기름 아닐까요? 특히, 사회적 양극화의 동인 중 하나인 재벌 득세 구조에서는 말이죠.

  2. * 내친 김에 생각했던 것 몇 마디 더 적겠습니다.

    국가 중소기업 분류기준에 따르면 제조/통신-음향장비 등 제조 분야는 3년 평균 매출액 120억 이하일 경우 소기업으로 분류하고 1000억까지는 중기업, 그 다음은 중견기업입니다. 그런데…

    작금의 오디오 시장에서 수출이든 내수든 자사 완제품만으로 평균 100억 원을 넘기는, 제대로 된 소기업이 있나 싶네요. 이름 다 아는 몇 몇 회사들 매출이라는 것도 알고 보니 수 십 억 정도이던데… 물건을 다루고 있으므로 즉, 매출액의 상당 부분에 유형물 가치가 포함된 것이니까 편한 조건은 아니겠지요.

    그 다음 드는 생각은… “아휴~ 참 척박한 세상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뭘로 듣고 뭘 쓰고 뭘 즐기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상념어린 생각들이 꼬리를 물게 됩니다.

    요즘 국산 오디오를, 어찌 보면 반발심에, 어찌보면 편향된(?)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이러다가 국수주의자가 되가는 건가? 변명컨대 그런 것은 아니고 일종의 ‘새로운 발견’과 기쁨 때문입니다. 반발감은 국산 오디오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사실은 많이 누락되어서… “여긴 도대체 왜 이래?” 생각 때문에, “써보니 좋더라”는 판단도 있고…

    네. Made in Korea에 관하여 시각을 바꾼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인정을 해줘야 그들도 활동을 하는 것이니 명맥 잇는 국산 오디오 제조사가 있다면 가급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상황 되는 대로 구매도 하고… 그런 태도? 일본인들은 한 때 Made in Japan 딱지를 기기 앞에 붙이고 대내외로 자랑할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겠죠?

    소니캐스트는 그런 등불 같은 존재라고 보고 나머지 디지털 분야에서 기술력 갖추고 열심히 활동하는 회사를 알고 계시면 알려주셔요~~

    1. 현재 대기업의 발전을 위해 묵인하고 희생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한참 진행중이고 그에 대한 반응은 네이버 댓글을 통해 어렴풋이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한국 사람들은 너무 착해서 자신의 몫까지 발전을 위한 곳에 아낌없이 투자합니다. 실제로도 유효했고요. 뭐든 그렇겠지만 항상 과한 것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대기업이 고사시킨 견실한 중소기업이 어디 한둘일까요? 최근 S전자 스마트폰에 붙어 나오는 보호필름 부착기계 기술탈취하다 걸린 것 보셨을 겁니다. 과연 S전자는 운이 나빠서 걸린 걸까요? 부정에 대한 선별적 차등 인식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전교 1등은 부정을 저질러도 공부를 잘 하니 괜찮을까요? 학교 위상을 올려주니까? 학군의 공고화에 기여하니까? 안타깝게도 이것이 현재 인식 수준입니다. 사실 2등도 정상은 아닙니다. ‘그래도 되니까요’

      이외 여러 이유 때문에 견실한 강소기업은 저도 많이 알지 못 합니다. 중국 ODM 제품 천지에서 그나마 웨이버사가 열심히 하는 것 같더군요. DSP가 들어간 액티브스피커를 개발하는 것 같던데 소식 없는 걸 보니 엎어졌나 봅니다. 브리츠는 좋긴한데 사실상 중국 에디파이어죠. 이어폰에선 웨이블릿 디자인이 고군분투했으나 현재 상황은 좋지 못해 보입니다. 클리펠 수입업체라서 본업에 집중하는 건지.. 레프릭 오디오(구 다이나믹모션) 뜨레첸토 이어폰도 상당히 좋습니다. 동축 드라이버인데 개인적으로 세계 어느 제품과 비교해도 음의 ‘품질’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음이 많아서 구매까지는 안 했습니다만. 해외에서도 톱 클래스로 인정받은 하이디션의 비엔토(특히 b모델)도 있습니다. 다만 거기서도 지적했듯이 해외에 팔 생각이 없는 주문구조라서 외국인들은 그저 그림의 떡입니다. 일본 중소기업 사이트 가보시면 느낄 생경함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DAC같은 전자 제품은 이미 중국에게 패권을 넘겼습니다. TOPPING이 저가부터 고가라인까지 동가격대 경쟁자가 없는 상태입니다. 오딘스트, 닥터댁 등 한국 DAC를 풍미한 제품은 이미 풀체인지가 아닌 리비전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도 중국 제품에 밀렸는데 국산이 있을 곳은..?

      결국은 시장규모의 문제입니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이 안 팔려도 일본은 1억 내수시장에 취미 소비를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가 어떻게든 살려냅니다. 단편적으로 한국에서 2천원짜리 외제 샤프심 사면 과소비라고 하지 않던가요? 하하

      1. 필기구라고 하니 재밌는 예시가 있습니다. 산업 전반적인 비유가 될 것 같네요.
        20세기에 한국 회사들도 제법 훌륭한 샤프를 ‘팔았’습니다. 생산은 아닙니다. 다 일본 고토부키에서 위탁생산 맡긴 거죠. 지금도 독일 스테들러나 파버카스텔도 전부 일본 외주 맡깁니다. 그나마 자체생산을 하던 회사가 마이크로라는 회사인데, 세계 3번째로 탱크펜도 생산해서 96도에 탱크펜 만으로 1억 달러 수주(당시 수출액 총 7500만 달러)도 하고 하여튼 대단한 회사였습니다.
        디자인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kh5428&logNo=130150521413&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그런데 이거 일본 미쯔비시연필(1887년! 설립. 로고까지 같아도 미쯔비시 중공업과 다름) 유니볼 아이 디자인 그대로 베낀 겁니다. MIT 라인은 독일 로트링600 디자인 그대로 베낀 겁니다. 실제로 써보면 로트링 외관에 제도 라인 메커니즘이 들어가서 실사용 시 밸런스가 형편없습니다. 로트링 자체 메커니즘에 최적화된 디자인인데 당연히 들어맞을리가 없지요.

        요는 그렇습니다. 자체 생산하던 회사들도 결국은 카피로 시작을 하고 그건 한참 잘 나갈 때도 해당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는 어디 갔냐하면.. 건설업에 손대다가 IMF 직격탄 맞고 먼지처럼 사라졌습니다. 후신으로 e마이크로가 있습니다만 현 노키아처럼 의미가 없는 회사입니다. 그후 15년간 암흑기가 이어지다가.. 모나미가 다양하게 필기구 라인업을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153 스텐레스 한정판이 대박을 치고 가능성을 엿본 걸로 기억합니다. 필기구의 감성을 극대화하는 컨셉을 잡았는데, 덕분에 백화점에도 모나미 잉크랩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잉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DDP에서 모나미 153 커스텀도 가능합니다. 물론 잉크 품질은 일제보다 많이 떨어지긴 합니다만 일본이 쌓아올린 화학 분야를 한국이 단숨에 따라 잡는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최근 나온 만년필 중에 레인(REIN)이라고 저가형 있는데 솔직히 파이로트 카쿠노만큼 좋았습니다. 물론 닙은 슈미트 외주입니다. 파이로트는 자체 펜촉 조달이 가능한 차이가 있죠.

        만년필 촉은 한국 빠이롯드와 아피스가 있었는데 빠이롯드는 일본 파이로트 수입상하다 독립한 형태라 경우가 다르고 아피스가 순수 국내 기술입니다.
        https://sanbokdoro.tistory.com/170
        하지만 망한지 5년이 다 되어갑니다. 제가 7년 전쯤 수리를 맡겼을 때만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1956년 설립된 회사가 이렇듯 허무하게 사라졌습니다. 공장은 근대유산으로 지정된 걸로 기억하는데 그러면 뭐합니까. 그 정신이 증발했는데.
        저 회사가 파이로트 우루시 시리즈처럼 나전칠기 만년필도 생산하였는데, 이제 국내에서 자체 기술로 만년필을 생산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경쟁력 없는 회사가 자연스레 도태되는 것 맞습니다. 실제로 20세기 생산된 아피스 써보면 닙 분할도 5:5 찾기가 은근 힘들었고 디자인도 그냥저냥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조경력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중국도 못 따라가는 그 제조 경력이요. 화웨이가 모바일 디바이스에 아무리 수천억 때려부어도 그립감 하나 못 잡습니다. 뭘 자체적으로 만들어봐야 그런 걸 알죠. 경험도 없는게 뭘 알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진정한 국산 만년필을 생산한다고 하면 그 기술자를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이렇게 맥이 점점 끊기는 겁니다. 아피스 망할 때 국가가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하다못해 고위 공직자 판촉으로만 돌려도 아피스는 살 수 있었습니다. 왜 이런 부분을 다들 모르는 겁니까. 이런 얘기 자체를 이해 못 하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왜 비참한지 아십니까? 그 사람이 사라져도 아무도 기억해주지 못 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살아왔던 경험과 노하우는 외롭게 증발하는 거죠.

      2. 새벽에 잠깐 감정이 격해져서 문장이 길어졌습니다. 댓글 검토 대기중이라 그런지 문장이 다 붙어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아쉽네요.

  3. 이어폰/헤드폰에 대한 대화에서 시작되었지만… 필기구 세상으로 넘어갔군요.

    정말 흥미롭습니다. 저는 이런 식 대화를 좋아합니다.

    ‘국산 기업, 국산 모델의 도태’로 주제어를 뽑아내면 대화 범위가 점점 더 커지고… 과거와 현재는 어떠하고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에 관하여 매우 재미난 대화가 계속될 수 있다고 봅니다.

    (중소기업 기준으로) 기업 환경, 생산자 경쟁력, 선별력, 국가 지원, 소비자 등 여러가지 면에서 급격한 내지 점진적 도태의 이유와 제품 홍보, 판매, 생산, 소비 지원을 포함하는 여러가지 개선책을 생각해볼 수 있겠는데… 정부, 정치, 경제, 사회 등 대한민국의 모든 삶의 틀들이 이제는 뭔가 색다른 시각의 단도리를 해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10년 더 가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을 듯하네요. 10년 후 대한민국의 사회/경제 구조가 최첨단을 달리며 고도화된 유토피아적 균형 사회가 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심히 불가능일 것이라 생각하므로… 제방뚝 무너지기 전에 손가락으로 구멍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정도의 위기 대응은…

    네. 이 댓글 영역은 매우 단순해서 편집도 어렵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User Talk가 편하죠.

    ^^

    1. 다행히 승인 댓글은 원래대로 문단 구분이 되는군요.

      초식남으로 대표되는 일본이 한국 출산률의 2배이니, 한국의 미래는 정말로 암울하다 생각됩니다. 집값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예정이고.. 주거와 출산부터 못 잡는데 미래가 있나요? 솔직히 통일 말고는 답이 없네요. 혹자는 이제서야 인구가 줄어 정상화된다고 하는데, 이미 10대 기반 커뮤니티는 박살난지 오래입니다. 유입이 없어서요. 시간이 지날 수록 이게 점차 산불처럼 번져갈 겁니다.

      대학은 나왔으니 돈은 많이 받고 싶고, 대기업은 경제성을 이유로 사람을 뽑지 않고, 설령 들어가도 집값을 갚을지도 미지수인데 누가 결혼해서 애 낳을까요. 임대주택을 30년 무상으로 빌려준다면 모를까. 총체적 난국으로 봅니다. 대기업 몇개 걸러내면 법의 사각지대에 쉽게 노출된 중소사업장 밖에 남지 않습니다. 당연하죠. 견실한 회사는 거의 없으니까요.

      1. ^^

        일전에 보니까 그 유명한, 그렇게 존재감 컸던 아이리버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컬러 마스크를 팔고 있더군요. Air#?? 아무튼 그런 메뉴에서.

        마음 급한 코로나가 그렇게 만들었는지, 돈이 너무 급했던 것인지, 아니면 경영진이 일말의 철학이 없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현재의 국산 오디오 시장과 제작사들의 입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네요.

        씁쓸하죠.

        1. 아이리버는 맛이간지 오래입니다. 아스텔앤컨 나올 때도 칫솔 살균기 팔던 회사입니다.
          이노디자인 팀도 해외로 뿔뿔이 흩어졌죠. 여전히 디자인 팀 역량은 좋던데 한국에서 뜻을 펼칠 기회가 잘 없나 봅니다. 하긴 그 피닌파리나도 줄창 적자였으니 세계적으로 디자인의 외주는 쉽지 않은가 봅니다.

          한글과 컴퓨터도 소화기 뿐만 아니라 마스크도 파는데 그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네요.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1. 아하… 뤼뷔통 가방 팔면서 천역덕스럽게 재래시장 깜장봉다리도 파는 격이네요? 안철수 연구소가 뭘 사면 라면 한 박스 선물로 줬던 시절이 있었죠. 기타 등등… 아무리 그래도 기업 자존심이라는 게 있는데… 끙~이고… 체면보다 살아남는 게 더 중요하니까 이해가 되기는 합니다.

            이노디자인이 그렇게 되었다는 게 아쉽네요. 그들이 한때는… 요즘은 디자인에 대한 가치 부여가 기대 이하입니다. (국내에서는 예나제나 크게 다를 것 없지만) 엔지니어가 디자인을 하는 경우, 중국에서 다 알아서 해주는 경우 등 제조 방법론이 바뀌면서 또는 시대가 바뀌고 사업의 맥락도 바뀌면서 달라진 측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품 디자인이 정말 어렵고 심오한 작업인데 그게… 대기업은 그렇고 중소기업들은 여력이 많이 부족한 거예요. 우선순위 설정에 대한 잘못된 관성도 있고요. 산업용 시스템이라고 해도… 선 하나 들어가고 빠지고의 유의미한 차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