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AUDIO NOTES > 그들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다

그들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다

글쓴이 : SOONDORI

최신형 디지털 기기는 너무 뻔해서 큰 관심 없음. 그런 것보다는 차라리, 길거리 카페 바깥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눈과 비와 바람 등 온갖 풍상에 쫄딱 찌그러져 버린, 태생이 불쌍할 수밖에 없는 싸구려 국산 스피커 사진을 한 장 찍는 게 더 가치롭다 생각하는 자가… 우연히 뒤편 원색들이 살짝 받쳐주는 시큰둥한 검둥이 기기를 목격하고 에라이~ 몇 장 찍어두었다.

CD 트레이 보이고 컬러 LCD 보이고 DAB+ 두문 보이고 USB 단자 보이고 안테나 보이고 이런저런 뻔한 버튼들 보이고 … 그게 파이오니어가 ‘네트워크 CD 리시버’라고 정의한, 65W@4오움짜리 XC-HM86D. 베트남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의 가격은 근 80만 원.

“그래요? 파이오니어 로고가 무색하게 질감 등 만듦새는 그리 진지해 보이지 않는데요?” 무슨 말씀을… 소니도, 데논도, 파이오니어도, 이 회사도, 저 회사도 다 그렇고 그렇게 사는 세상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고 세상 돌아가는 판이 모든 것을 다 그렇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혼(魂)이 담긴 기기는 당연히 보기 어렵고…

진지하지 않아야 살아남는다.

아무려나… “일과 시간, 매장에서 93.1 KBS 클래식을 틀어 놓는 분이 계시구나! 좋습니다!”


(▲ 대뜸 눈에 들어오는 삼영콘덴서들. Good! 그리고… 역시 가격에 비해 속내는 좀 거시기하다. 알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무리 봐도 파이오니어 솜씨가 아닌데? 이러니까 요즘 오디오 세상의 헤게머니를 제작사가 아니라 비즈니스 조합 우선인 유통 집단이 쥐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출처 : https://www.hifitest.de/test/bildergalerie/musikserver/phonosophie-xc-hm86d_13614/7)

 

6 thoughts on “그들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다

  1. 시대의 최첨단이 되지 못 하면 남는 건 원가절감의 무덤이죠. 지금은 그 노력이 스마트폰으로 넘어간지 오래라고 봅니다. 당연히 기존 회사들 대부분이 허우적되지요.

    1. 안녕하세요?

      모르겠네요. 그냥… 안타깝습니다.

      탁자 위 파이는 너무 작은데 먹으려는 자는 전뜩이고, (예)중국 디자인 하우스 제품을 명성 있는 기업의 사업부가 받고 베트남 공장, 중국에서 찍어내고 글로벌 유통 경로를 통해 대충 얼마쯤 할 물품이 100만 원짜리가 되고… 인터넷 시장은 비슷한 것들 와글와글에…

      급격한 수요의 변화보다 오디오 시장 내 R&D 문턱이 크게 낮아진, 기술 진화가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급자가 지나치게 많아진 탓? 그나저나… 누가 비즈니스 주동자인가? 그게 참 궁금하네요?!

      1. 맞습니다. 흔히들 진입장벽이라고 합니다. 초기에는 개발에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첨단산업일지라도, 그것이 보편화(대중화)가 된다면 양상이 달라집니다. 기본적인 기능에 큰 돈을 쓰고싶어하지 않으니 대충 만든 물건만 잘 팔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죠.

        20세기 소니 라디오와 21세기 텍선 라디오의 기능만 비교해보면 텍선이 더 저렴하고 성능도 좋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라디오가 갖는 위상과 그를 뒷받침하는 기술력은 21세기의 그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1. ^^

          금속 새시를 손가락으로 쓱~ 만져보면 절단면의 느낌이 다르죠. 성심껏 잘 만든 것과 그냥 그렇게 만든 것의 차이에서 10원이 왔다 갔다….

  2. 글을 보니 문득생각나는게 ,
    현직에 있는 제품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고 칭찬이 자자한데 물건이 안팔리고,
    그렇저렇 이렇게 만들어도 팔리나? 하던 제품은 이름의 명성을 얻고 더 잘 팔리는 물건이 있습니다.
    거의 이름값하는거이죠,
    어느곳에서는 제대로 만들어서 비싸면 안팔립니다.
    그냥 싸게~ 관광객의 혹 하는 주머니를 노리면 됩니다?
    이렇게 장사하시는 분들도 나름 장사가 된답니다.
    그 제품을 접해봤을때 느낌은 몇일 켜보고 버린다가 답이었습니다.

    그 분들의 말로는 관광지에 거의 한번오지 두번오질 않는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세상은 더 이상 진지하지 않아도 살만하다 입니다.
    그리고 쓰레기만 넘친다 입니다.

    안타까운 실태입니다.

  3. 그게 참…

    1. 재래시장 깜장 봉다리나 뤼비통이나 물건 담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과시 중심의 그 무형의 브랜드 가치라는 게 묘한 항목입니다.
    2. 소비자는 장치의 실체를 쉽게 알 수 없죠. 예나 제나 포장이 우선하는… 세상이고.

    -.-;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