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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의 휴지 그리고…

글쓴이 : SOONDORI

기분 좋게 AM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어쩌고 저쩌고 휴지합니다. 앞으로는 FM을 드~르~십~쑈!”라는 통보성 멘트가 나온다. 오잉?

방송 채널 폐지 전, 6개월 휴지 기간을 두고 다시 판단하게 하는데 사업자가 손실을 감수하고 계속 방송하지는 않을 것이니… ‘휴지’ 언급은 곧 ‘폐지’ 언급. 철회될 일은 없음. 그리하여 SBS, KBS, MBC 모두가 착착 휴지를 진행 중이다.

그렇게 심각한 속도로 AM이 소멸하는데…

이러다가는 무주공산 AM 채널에 중국 방송, 몽고 방송, 러시아 방송, 북한 방송, 일본 방송만 남을 듯하고, 100년쯤 더 지나면… 결국 FM 휴지 안내 방송을 듣게 될까?

한 장 엽서가 짧은 시간 내 핸드폰 한 줄 전송으로 대체되었고 이미 LW 모드에서는 들리는 게 거의 없는 지경이라니… 도도히 흐르는 탁류를 거스를 수 없음.

그렇든 말든… 불편하지만 많이 친숙하고, 노래보다는 말과 대화가 우선이었던 통신 문화가 사라지는 게 싫다.

* 관련 글 : 아날로그 FM 방송을 포기한 노르웨이의 현재

 

2 thoughts on “AM의 휴지 그리고…

  1. 소실적 아버지께서 라디오에 후레쉬건전지(6v)를 붙혀서 작업하실때 AM라디오를 듣던것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매우 창피하게 생각했는데(내부용 빗자루 제작) 지금생각해 보니 ,
    나름 빗자루 장인이었던것 같습니다 ㅎㅎ(내구성이 너무좋아서 잘 팔렸던 기억이~~),
    그때 방송에서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사연은 중국의 길림성 어디어디, 이런것이 나왔는데 지금도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AM는 먼거리 통신에 유리하니, 한국에서는 방송을 아니해도,
    땅덩어리가 큰 나라나, 디지털문명에 덜 오염된?곳은 아직도 유용한것 같은데요,
    그때는 지지리도 못살고, 추웠는데 그리운건? 왜일까요 ^^

    1. 라디오가 아니라… 저의 아버님께서는 ‘라지오’라고 하셨네요.

      ^^

      어릴 때 집에 그런 까만색 AM 라지오가 있었습니다. 어르~쉰들께서는 사각 배터리를 고무줄로 묶고… 어설픈 기억에 그랬던… 마음으로는 그 라지오를 열심히 찾고 있는데 찾을 수가 없어요. 일단, 형상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금성사 머시기나 거시기가 아니었을까요?

      셀프 메모를 겸하는 글을 쓰면서 늘… 나는 왜 이러지? 과거에 집착하는 정신병적 행태일까? 그러다가 반대로, (사실은 어려서 마음이 편안했던)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 대한 회구일꺼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그 노래를 들을 때 즉시 연상되는, 반짝이던 작은 개울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누구나 다 공감하는 그런 것 아닐까? 한편으로는… 베이비붐 또는 직후 시대의, 따지고 보면 새로운 ‘세계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어떤 기술적, 역사적 변곡점에 있었고 그것이 너무 강렬하여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뇌에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 여러가지 상상을 해봤네요.

      요즘 레트로, 복고풍 그런 말이 돌고 있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몇 십 년 동안 만들어진 무형, 유형의 것들이 여전히 강력한 문화적 힘을 갖고 있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뭔가를 가지고 어린 시절을, 과거를 상상해보는 것은 무조건 좋은 일이죠.

      과거를 모르면 현재를 알 수 없고 그러면 미래도 모른다는 명제도 생각나고… 예전에는 제 주변 지인들에게 종종 라지오 좀 들어봐라, 오디오 좀 들어봐라, 맛있는 소리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야 한다 등 살짝 권유를 해보았는데요. 동기가 없고 착안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더군요. 제가 지인들… 종교인의 반복적인 조직 가입 권유를 정말 시답잖게 듣는 것처럼.

      어쨌든 음악을 듣고 기기를 만지고 가끔 DIY를 하고 이런 저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에요. 못 하거나 안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때는 지지리도 못살고, 추웠는데 그리운 건? 왜일까요”에서요. 아마 아내 분께서 김정근 님의 그런 감성적인 성향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딱딱한 엔지니어링 세상에 있어도 남에게 보일 수밖에 없는… 제 아내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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