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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라마 뮤직센터 사진 한 장을 따라가기

글쓴이 : SOONDORI

* 이제, 2022년 12월 중 발행 예약해둔 글을 모두 Flushing 함. 2023년 Happy New Year!

이하, 우연히 접한 사진 한 장을 갈팡질팡 따라가는 과정의 생각과 탐색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다. 그렇게… 국산 오디오 세상의 탐구는 은근한, 쓸모없는, 쓸모 있는 재미가 있다.

일단, ‘인터넷 거지’가 되면 ‘고구마 줄기’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게 되는데 그런 게 무한한 재미와 흥미의 원천인 듯.

■ 고구마 줄기 #1, 사진 한 장

표제부 사진의 기기.

집에 컴포넌트 오디오 시스템이 있었음에도 디자인이 예쁘다고 생각하여 은근히 탐했던 1980년대 초반의 소노라마 올인원 시스템. 본체 모델명 SM-3237, 스피커 모델명 PS-237. (내용 추가, 1982년 11월 제조 기록이 있다)

(▲ 다시 봐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 출처 : https://www.hellomarket.com/item/169908240)

[ 관련 글 ]
Loewe MC-86 뮤직센터를 향한 흐릿한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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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흐릿하고 내부, 후면의 정보도 없고… 귀퉁이 잘려 나간 사진 한 장만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너무 아쉽다. 그래서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가보니 광고 부재. Sonorama에 Young을 붙인 염가형 제품, 1983년의 SM-5135 하나만 나온다. 못 찾는 것인지?

(출처 : 경향신문, 1983.02.24,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 고구마 줄기 #2, 스잔 헤드폰

마침 그 삼성전자 광고 위쪽에 있는, 작은 크기 <소산전자공업사의 스잔 헤드폰>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분명하게 기억하는 제품.

(▲ Sansui를 연상하게 만드는 폰트, 형상의 브랜드 로고가…)

소산전자는 메이저 신문사에 홍보비를 지불할 정도였으니 나름 잘 하고 있던 회사였겠다. 물론, 이동하며 듣는 수단이 가치가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랬겠만.

(▲ 대한 늬~우스를 보거나 흑백 사진을 보면 항상… 그 시절의 젊은 노동자분들은 어떻게 되셨을까, 어찌 지내실까를 생각하게 됨. 출처 : 조선일보, 1993.05.10,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그리고 또… 한쪽에 작은 글씨로 적힌 키워드, ‘수출 상표 : 인터내쇼날’.

훔쳐 온 것은 아닌데? 작은 크기 International 브랜드 라디오를 하나 갖고 있었다. 인터넷상에서 가끔 눈에 띄기도 했는데… 좋은 상상으로 인터내서날 라디오와 헤드폰 사이에 모종의 상관관계가 있으려나? 사라진 태창전자의 TCE Inter-National 브랜드가 있으니 절대 그런 것은 아니고? 아무렇게나 상상해보고는 에라이~ Pass.

* 관련 글 : 국산 라디오를 만들었던 회사들

■ 고구마 줄기 #3, 가수 김승진의 스잔, 날라리 친구 그리고 품행제로

1980년대에 ‘스잔’이라는 노래가 유행했는데… 하루는 날라리 기질이 200프로쯤 충만한 고교 동창이 다방에서 커피잔 숟가락을 쥐고 노래를… “토 나올 것 같아” 흐릿한 기억으로 정말 재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 깊은 곳에 냉혈한 기질이 있어서? 아가씨에게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 부류의 느끼한 노래들은 공감할 수 없었음.

그리고 영화 ‘품행제로(2002년)’ 영화에서 문덕고 중필이가 기타를 치면서 불러보려고 시도했던 노래가 ‘스잔’이다. 조근식 감독은 ‘스잔’을 1980년대를 강도 높게 대표하는 노래로 인식했다는 것인데…

혹시 소산전자가 그 시절의 하이틴 스타가 부른 유행가 제목, 198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 제목을 가져다가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헤드폰 브랜드명으로 쓴 것은 아닐까?

“아녀? 그러면 도대체 머여? Susan의 뜻이…”

■ 고구마 줄기 #4, 12개 국내 중소기업

두 번째 키워드, ‘소산전자공업사’를 따라가 보면 1990년대에 발간된 한국소비자보호원의 평가자료가 나온다.

(▲ 검색어 입력 : 금성사 CD-650, 대우전자 ACD-240, 삼성전자 RCD-2600, 한국 샤프 QT-34CD, 해태전자 HPC-5000)

(▲ 검색어 입력. 금성사 GS-EL, 대우전자 DVM-12, 삼성전자 SV-E27)

1991년도의 평가 대상으로 언급된 회사는 감미전자(주), 경진전자공업, 동일전자, 범성전자, 범우전자공업(주), 삼환음향전자, 소산전자, 소야전자, 신광전자, (주)신우음향, (주)한사운드, 한음파, 총 12개 중소기업.

대뜸 범성전자 팬스타(Panstar) 라디오에 얽힌 추억이 떠올랐고…

* 관련 글 : 철없고 무심했던 아들의 에피소드

범우전자공업(주)은 태광 에로이카 턴테이블의 실제 제작사였으며, 기타는 Pass. 대부분 기업이 인터넷 등재 전에 사라졌거나 업종을 변경했거나일 것이므로 세세한 활동 정보를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 관련 글 : 태광 에로이카의 턴테이블들

■ 고구마 줄기 #5, 조금 더 당겨보기

그렇게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옴. 거론된 회사들에 대하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의 신문 기사를 검색해보면,

○ 한음파 : 일신, 한음파 인수 스피커/헤드폰 등 본격 생산 (매일경제, 1979.03.05)
“… 일신산업(대표 이석훈)은 스피커 및 헤드폰 전문 생산업체인 주식회사 한음파(韓音波)를 인수, 관련 전자업계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활석 전문 수출업체인 일신산업은 최근 전자부를 신설하고… 약 6억 원에 인수, 시설 확축을 추진 중이다…”

○ 동일전자통신 : 미국 GET가 선정한 올 최우수 공급업체로 (매일경제, 1984.10.25)
“… 78년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미 GE사와는 지난 3년 전부터 본격적인… 트랜스포머 수출 및 코일 부품류 수출 등을 비롯하여 세계적인 전자 전기 메이커로부터…”, “…인천직할시 북구 작전동의 트랜스 생산 업체인 동일전자통신(대표 박계동)의 경우… 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며 조업을 중단, 노동자들이 농성에 들어갔다…”

○ 범성전자 : 김안서리게 처리… (경향신문, 1984.07.23)
“… 최근 담배갑보다 작은 국내 최소형 AM/FM 스테레오라디오를 헤드폰 포함 대당 2만 2천 원에 시판 중이다. 이 제품은 특수 IC 회로를 사용, 입체음향 분리도가 뛰어나고 적청흑은 등 다양한 색상이 있다. 특히, 1.5V 건전지 2개를 사용하여 경제적이다.

○ 경진전자 : 전기/전자 마크제 신설 (매일경제, 1988.08.10)
“…10일 한국전기전자 시험검사소에 따르면 국산 전기전자제품의 품질 향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일정 수준에 도달한 전기전자제품에 품질인증 마크인 ‘KETI, 한국전지전자 시험검사소’ 카므를 허용키로 하고 헤드폰 제조업체인 경진전자와 조양전자 등 2개 업체에 처음으로…”

○ 감미전자 : 불량 이어폰/마이크로폰 양산 (경향신문, 1990.10.30)
“…인천지검 수사과는 30일 불량 이어폰과 마이크로폰에 국내외 유명 가전회사의 상표를 붙여 8억 원어치를 팔아온 동일실업 대표 이재만 씨(30)와 감미전자 대표 이종두(47), 이성전자 대표 김동성(48)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 경진전자, 범우전자, 소야전자, 한음파 : 교육용 헤드폰 불량 (매일경제, 1992.11.04)
“…공업진충청이 최근 헤드폰, 형광램프, 망간 건전지 등의 전기전자 제품과 양탄자에 대해 품질 비교평가를 실시한 결과, 헤드폰의 경우 경진전자, 범우전자, 소야전자, 한음파 등 국산 4개 사 및 일본 소니 제품 모두 품질 기준에 부적합한 불량품으로 밝혀졌다…”

○ 신우음향 : 첨단제품 470종 출품「꿈의 家電(가전)」 앞당긴다. (매일경제, 1993.10.09)
“…카멘전자의 경우 카스테레오 및 스피커를 내놓았으며 신우음향은 헤드폰과 증폭 스피커, 두인전자는 TV수신보드, 태진음향은 컴퓨터칩 방식의 영상가요 반주기를 각각 출품했다. 필립스산업코리아는…”

* 관련 글 : 일본 TAXAN의 TV 튜너 그리고 두인전자의 PC 비전

이상에서,

역시 1980년대~1990년대는, 1979년에 소개된 Sony TPS-L2 워크맨이 촉발한 ‘포터블 음악 감상 트렌드’에 맞물린 이어폰/헤드폰 세상이 잘 나갔던 시절이었고, 오락가락 제조사 품질 관리와 바꿔치기에, 제품이 좋다 나쁘다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례를 포함하는 혼전 양상에… 확실히 여전한 노동자 탄압의 시대였더라.

* 관련 글 : Sony Walkman을 앞서 간 Pavel의 StereoBelt

자, 오늘의 맥락없는 고구마 줄기 뽑기는 여기서 스톱.

이 시답잖은 글도 과거에 대한 단편 몇 개를 담고 있으니까 2프로쯤은 데이터 베이스 정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훗날 누군가 열람할지도 모르는 한 글자, 한 줄이 유효한 것이겠고… 그런 식이면  Everybody’s 모든 것의 콘텐츠 가치는 충분하다고 주장함. 끝.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mid=b_09&document_srl=49049950)

 

2 thoughts on “소노라마 뮤직센터 사진 한 장을 따라가기

    1. SC1815 님과 가족 모두가 건강한 2023년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좋은 정보에 감사드리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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