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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빈티지 돼지표 본드 Forever!

글쓴이 : SOONDORI

1980년대에 장사동 거리를, 종로 대로를 어슬렁거리다 보면, 울트라 캡숑 × 슈퍼 울트라 특수 본드임을 자랑하며 뭔가를 붙이고 곧바로 탁탁 치면서 “애들은 가라~!” 우렁찬 목소리로 정체 모를 액상 물질을 파는 분이 계셨다.

그 장면이 신기했던 것은, 굳는 데 시간이 필요한 노란색 본드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참의 시간이 흐른 어떤 시점, 맑은 액체를 바르면 곧바로 굳어버리는 ‘순간접착제’라는 것이 등장하였고 시간이 더 지나서, 3M이나 오공 본드 스타일 순간접착제임을 빙자하되 마르는 과정에서 하얀색 훈증기가 정신없이 발산되는, (제대로 하자면 쓰면 안 되는) 중국제 및 국산 싸구려 제품도 나오고…

어느 날 방문한 문구점에 그 시절의 돼지표 본드가 전시되어 있더라.

이제는 아무 점빵에나 가서, (마르는 시간만 충분하다면) 접착 대상을 불문하는 무자비한 접착력과 장시간의 유지력을 보여주면서 잘난 3M 본드를 능가하는, 줄임말 ‘돼지 본드’를 아무렇게나 살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

3M 제품에 밀리고 제품을 잘 만드는 국대 기업 오공(Okong)의 본드에 밀리고 중국제에 밀리고 무엇에 밀리고… 그럼에도 1959년의 대응화학공업사에서 출발하여 목하, 산업용 특수 접착제, 방수제, 스프레이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흥화학공업 주식회사는 잘 운영되고 있음.

동네 문구점에 흔치 않은 것은 대략 자의 반 타의 반 B2B 시장에 집중하기 때문인 듯. 스스로 고치지 않고 쉽게 버리는 ‘새 것 사지?” 트렌드도 한 몫을. 공식 사이트는 www.dhcbond.com.

이쯤에서 머릿속 질문 하나.

“왜 굳이 돼지표로 하셨을까? 고무 베이스가 아니었나? 선친께서 양돈 사업을 하셨는데 돼지비계에서 불상의 특수 성분을 추출함으로써… 설마,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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