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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ex Video Cassette Autowinder, 테이프 되감는 기계의 전과 후

글쓴이 : SOONDORI

어떻게 했더라?

1990년대의 (가칭) 털보네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가져온 비디오의 껍데기는 위/아래를 뒤집어서 다시 꽂아주시고 알맹이만 건네주셨다? 그래서 뒤집힌 것은 알맹이가 없는, 대여 중 비디오이고 바로 서 있는 것은 빌려 가도 좋은 것이라는 대한민국의 평균 Rule을 모든 손님이 다 알고 있었고? 그랬던 듯.

대여점에는 회수 VHS 테이프를 재빨리 감아주는 장치가 있었는데…  어느 날은 휭~ 소리가 나는 심심한 사각형이었거나, 다른 날은 멋진 자동차 모양이었거나. 그 자동차는 까맣거나 빨갛거나 노랗거나.

왜 자동차 Tape Rewinder가 등장했을까?

트렁크가 열리고 후드도 열리고 동작 램프에 빙의할 전조등이나 테일 램프가 있기 때문에. 사실, 전체적인 구조는 테이프 리와인더 구조에 딱 맞다. 더불어, 자동차는 남자 손님에게 익숙한 장난감이기도 했고…

가만있자… 대여점 주인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 보면,

무조건 친구끼리 돌려보는 놈, 심성이 게을러서 차일피일 미루는 놈, 자기 혼자만 단골손님인 놈, 먹고 튀는 그 짜~식~!, 기타 별별 얄팍한 놈, 놈, 놈에게 시달렸을 듯. 물론 그 반대의, 누구든 투덜댈만한 성향의 대여점 주인도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아날로그 데이터를 담은 플라스틱 사각형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1980년대, 1990년대가 흘러가고…

다음은 대우전자 대리점 네트워크의 활용에 대한 1986년의 신문 기사. 블랙 헤드 드럼 VTR로 금성사, 삼성전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절의 이벤트이다.

(▲ “…대우전자  VTR 광고업 참여 中企 대상 중점모집. 대우전자가 해외 매체광고대행사(미디어 랩)인 두비인터내셔날과 손잡고 VTR 광고 대행업에 참여한다. 전국에 1천 5백 30개의 VTR 특약점을 갖고 있는 대우전자는…” 출처 : 매일경제, 1986.09.15,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 관련 글 : 다이아몬드 헤드 또는 드럼 그리고 대기업들의 난투

‘영상’이 리딩하려던 시절, 대우전자가 Youtube 스러운 방법론 즉, 영상 홍보의 사업 가치를 미리 캐취했던 것으로 이해하고… 그리고는 1994년에 대망의 DCN(Daewoo Cinema Network)이 등장한다.

“…대우전자는 영상미디어 부문에 향후 10년간 1조 6천억 원을 투자, 이 분야를 독립적으로 세계적인 종합 영상정보서비스회사로 육성키로 했다. 대우전자는 16일 대우재단 빌딩에서 영화 전문 채널인 DCN 방송국 준공식을 갖고 21세기 영상사업 중장기 전력을 발표했다…” (매일경제, 1994.12.17)

대우전자의 DCN 설립은 VHS 테이프 시대가 슬슬 유선 네트워크 시대로 전이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 그리고 2년 후 대우그룹 해체에 맞물려 대우전자 DCN은 동양그룹의 OCN으로.

“…대우시네마네트워크가 7월 1일부터 채널명을 DCN에서 OCN,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로 바뀐다. 대우그룹에서 동양그룹으로 소유주가 바뀌면서 OCN으로 간판을 바꾸는 DCN은…” (매일경제, 1999.06.30)

영화 콘텐츠에 집중한 소니의 판단이 탁월했다는 개인적인 판단의 정반대 사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뭐지? 그랬던 그 DCN은… 이제는 콘텐츠가 모든 하드웨어와 모든 기술 위에 군림하는 세상이 되었으니까 선견지명이 있었던 대우전자의 입장에서는, 혹시 대한민국판 넷플릭스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DCN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겠다.

아무튼, 1990년대 PC 중흥의 시대가 도래하고 한쪽에서 Video CD가 영화를 담기 시작하면서… 영~ 손맛이 없는 세상으로. 모든 상황이 그렇게 전개되면서 VHS 테이프와 함께 자동차 리와인더가 사라지게 됨.


다음은 VHS 대여점 사업의 트렌드를 짐작해볼 수 있는 통계.

대체로… VHS의 JVC가 Sony를 능가하던 1990년대 초반을 거쳐 IMF 시절에 Peak. 4만 여개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감소. DVD 대여업 병합은 있었겠지만, 그 역시 네트워크 기반 영상 서비스를 능가할 수는 없었다.

(내용 추가) 등 떠밀림. 여하한 사유로 조직 생활을 할 수 없는 분의 자영업 전환은 사회안전망 관점에서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주제. IMF 시절 비디오 대여점 수가 Peak를 찍었다는 사실과 2021년 9월 기준, 자영업자대출 규모(887.5조 원, 차주 수 257.2만 명, 개인사업자대출 583.5조 원, 가계대출 304.0조 원)가 언급된 한국은행 보고서 통계는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VHS Tape 대여업, DVD 대여업, 노래방 사업은 그나마 확정적인 지역별 콘텐츠 소비자 수에 IT 기술 발전이 결합된 자연스러운 창업 주제였다고 생각하는데… “퇴직하면 편의점이나 하지” 무책임한 스타일의 우후죽순 CVS, 전혀 준비가 안 되어 영~ 맛이 없는 식당의 난립 그리고 그 틈새를 파고드는, 별점 테러가 빈번한 플랫폼 사업 종속은… 작디작은 사업이라도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모르는 분들과 착취의 경제 구조가 묶인 일종의 난맥상이라고 생각함.

VHS 테이프 대여업에서처럼, 콘텐츠가 리딩하고 IT 기술이 받쳐주고 소비자가 특정 지점으로 이동하는 사업은… 이미 소비자의 손에 모든 기술이 다 담겨 있는 세상이 되어버렸기에 과거처럼 손님을 객장으로 모이게 만드는 IT 사업은 더 이상 착안할 수 없다? 뭐… 당장은 한 시대를 마디마디 끊어주던 기술적 변혁이 눈에 들어오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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