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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 살균기와 Xiaomi SU7

글쓴이 : SOONDORI

아주 오래전에 국산 칫솔살균기를 샀다. 종종 고장 나는 자외선램프 때문에 쓰레기통에 던져버렸고, 15년쯤 지나서? 1만년 UV LED를 쓰는, 때깔 좋은 샤오미 제품을 사서 몇 년간 잘 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2023년형 Xiomi SU7 전기자동차가 샤오미 칫솔살균기처럼 보인다.

가끔 충전해주어야 하는 배터리가 있고, 모터가 있어서 팬이 돌아가고, 플라스틱이지만 베이스 프레임이 있고, 적당히 미려한 껍데기에, 적당한 제어 시스템이 조합된 IT 장치라… 뭐가 다른지?

다 그렇고 그런데… IT 가전회사가 자동차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연달아 떠오른 생각은,

– 인포테인먼트 키워드의 잠정적 통합 과정을 거친 후, 자동차가 다시금 <거실을 옮겨 놓은 글로벌 비즈니스판>으로 바뀌고 있다. 와중에 글로벌 제조 중심지의 변천에 종속된, 확연한 중국의 약진이.

– 가전과 자동차의 경계가 그만큼 모호해졌다. 요소 기술이 그만큼 보편화되었다. 30년쯤 후에는 1인승 전기자동차 만들기가 대학교 1학년 과제가 될지도 모른다.

– 자동차 플랫폼 디자인 전문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판단만 서면 어떤 대기업이든 뛰어들 수 있다. 죽 쑤는 이마트가 혹시? 알리바바도?

– 더 이상 기계식 엔진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음은 자명하다. 그런 시점에, 손에 잡히는 물체의 기계공작에 능한 일본은, 전기 자동차 세상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그들이 정저지와에 갇혀 있는 모습을 보면, “무슨 자신감? 도대체 왜 그럴까?” 가열 중인 양은냄비 안에 갇힌 개구리나 미꾸라지가 연상된다. SONY의 대단했던 혁신감이나 1980년대 오디오 극상기의 날렵함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 마지막으로… 역시, 아날로그가 수만 RPM 모터를 움직인다. 빈티지 오디오에도 가득, 가득 담겨 있는 아날로그의 힘은 영원하다.

디지털 엔지니어는 ‘디지털의 편안한 껍데기’ 때문에 그 밑에 있는 세상 근본을 놓치는 경향이 있더라. 뭐… 그 반대도 종종. 그러므로 기술과 삶의 ‘융합’ 지향이 매우 중요하다.

“느그 아부지 머 하시노?”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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