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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 스피커와 홀로소닉 그리고 미국 특허

글쓴이 : SOONDORI

할로소닉, 홀로소닉, (뭐라고 하든) 그런 단어를 내세우고 양질의 국산 스피커를 만들었던 주식회사 에어로시스템.

표제부 사진의 703은 홀로소닉 구조의 스피커.

60W@6오움, 1980년대, 가격은 23만 원쯤.

원목 느낌이 좋고 디자인도 참 좋았지만, 소리가 맹맹하고 하염없이 하늘로 날아가는 스타일이었다. 언젠가는 “혹시 유닛에 오류나 네트워크 오류가 있었던 것일까?” 그런 사후 약방문 상상에, 뜯어보지 않았던 게 아쉽다는 생각도 해보았고…

이제는 703이고 705이고 903이고 909이고 에어로 마스터이고 뭐고, 홀로소닉 단서를 단 스피커는 구하기 어려운 것이 되었다.

그나저나 그 홀로소닉이라는 게 무엇인가?

먼저, Harman이 자동차용 오디오에서 사용하는 음장 기술을 ‘할로소닉(Halo-sonic, Halo(後光) + Sonic)’이라고 부른다. 발음이 비교되는 에어로 시스템의 홀로소닉은 Holo + Sonic으로, 흔히 듣는 홀로그램(Hologram)이나 홀로그래피(Holography)의 Holo~가 ‘모두’ 또는 ‘전체’를 뜻하니까 “유닛의 모든 소리를 모아서 어찌어찌한다”는 게 되겠다.

그렇다면 그 어찌어찌는 또 무엇인지? 고구마 줄기를 살짝 들춰보면,

○ 에어로 스피커에 대한 구전 묘사는 다음 키워드로 이루어져 있다.

목욕탕의 물결, 발명자 류신영, 사업자 윤상수 대표

맨 아래 신문 기사의 내용, ‘류신영’, 그분의 ‘미국 특허 출원’을 가지고 검색해보면, 1983년에 출원하였고 1985년에 등록되었다는 미국 특허 문서가 나온다.

미국 특허-Aerodynamic Bass-Reflex Enclosure-Yoo Sin Young-19850423

○ 요약 부 중심으로 쓱~ 흩어보고 기본 기재가 무엇인지를 정리해보면,

1) 작은 크기의 저렴한 베이스 리플렉스 스피커를 만들기 위한 창안이라는 언급.

“An object of the present invention is to provide a small, relatively inexpensive ducted port speaker enclosure.”

2) 엔클로저, 스피커 유닛의 위치, 전면부 덕트의 크기와 위치는 따로 도출해서 제시한 기하학적 수식을 충족한다는 전제에서, 오로지 스피커 유닛 직경과 형상에 종속된다는 언급.

“…wherein the size of the enclosure, the locations of the speakers, and the size and locations of the ducted ports are determined by relatively simple relationships based solely on speaker cone dimensions. In one form, a ducted port speaker enclosure is comprised of two bass range speakers, or woofers, wherein one woofer is located in a predetermined position above the other on the enclosure.”
“A further object of the present invention is to provide a ducted port speaker enclosure wherein its geometry including the size of the enclosure, the locations of the speakers, and the sizes and locations of the ducted ports are based solely on the dimensions of said speakers.”

2) (우퍼 두 개를 사용한 실시 예에서) ‘스피커 유닛 프레임의 빈 공간’ 중 상면 개구부는 엔클로저 위쪽을, 반대쪽 개구부는 엔클로저 바닥 쪽을 지향하는데 음파 흐름을 차단하는 댐핑재를 최상단 유닛의 위쪽과 아래쪽에 배치한다는 언급. (=흡수가 아닌 차단. 밀접 간섭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이해)

“An open sector of a plurality of open sectors of the frame at the back of the topmost speaker faces towards the top and an opposite open sector faces towards the bottom of the enclosure of the two woofer system. A sound damping material is added to cover the top and bottom facing sectors of the topmost speaker.”

4) 엔클로저 좌/우측 격벽에 따로 정의되는 크기의 진동 억제 소재를 배치한다. (=음파 경로상의 불확정 변수 제거로 이해)

“Insulation material of predetermined dimensions is affixed to the inside walls of the right and left sides of the enclosure.”

5) 미리 규격을 정한 왼쪽 덕트 그리고 유사한 규격의 오른쪽 덕트 두 가지는 따로 계산된 위치의 프론트 패널에 배치된다. (여기서 좌/우 덕트 형상/크기를 분리하여 언급하고 있음에 유의. 관념상 왼쪽이 우선이다)

“A sound duct of predetermined dimensions on the left side and a sound duct of similar dimensions on the right side within the enclosure are affixed to the inside of the enclosure front panel at respective openings thereof at predetermined locations.”

6) 각각의 덕트는 엔클로저 측면에 배치될 수 있고 전면부 덕트에 연결될 수도 있다.

“Each sound duct is also affixed to a sidewall. The sidewall of the enclosure within the top and bottom members of the sound duct is integral with and part of the respective sound duct and front opening.”

7) 우퍼를 두 개 사용할 경우, 발명자가 실험칙으로 마련한 어떤 공식을 사용하되 그 공식의 기본 변수는 스피커 직경이라는 언급이. 그리고는 몇 문장에서 곱하기, 나누기,  1/2 등이 언급된다.

“Two-Woofer Speaker System: Referring to FIGS. 1A and 1B, the size of a two woofer ported cabinet 10, the locations of a bass-range woofer speaker 12 and a bass-range woofer speaker 14, and the sizes and locations of a sound duct 16 and a sound duct 18 have been determined experimentally by the inventor for the purpose of extending the low-bass range of the reproduced sound from cabinet 10. All measurements can be determined from relatively simple relationships based solely on speaker dimensions as derived from experimental determinations by the inventor.”

“…Speaker 14 is located so that its center 38 is at a distance from center 34 of speaker 12 which is equal to the sum of r2 + 1.8/2.9 r2 + r1 or (1.62 r2-r)…”

세밀한 설명문 읽기는 Pass. 대략 가상 관로를 상정하고 스피커 유닛 후방으로 나오는 음파의 흐름, 소리의 시간당 이동속도, 엔클로저 형상과 체적 그리고 음파 전달 관로의 역할, 위상 변화 등을 적절히 공식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고…

(▲▼ 전면 Port 국부 설계 도면)

그런데 참… 창안성은 차치하고 적용의 범용성은 담보할 수 없을 듯하다. 최적점을 담은 편리한 공식이 오히려 제약으로 작용한다면?

1) 미국 특허청이 오로지 문서에 정리된, 앞/뒤 짜인 내용만 보고 그것이 그 자체로서 유효하다고 판단했던 것은 아닌지? “내 생각은 몇 가지 공식으로 제시되고, 실험해보니 효과가 있었다”에 대한 방증으로 공식 몇 개와 테스트 그래프가 제시되었으니까.

그게 대체로… 사상이 뭐든 그 자체로 유효하여 특허 기관의 인정을 받는 실용신안 출원이나 디자인 출원과 같은 느낌이 들고,

2) 미국 특허청 왈, “그러면 2003년 특허권 종료 시까지, 언제나 꼭! 반드시! 그 공식대로만 하셔야 합니다”가 되어버린다면 에어로 시스템이 처음부터 끝까지 할로소닉 방식만을 고수하지 않았던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스피커라는 게 워낙 다변화 변수와 설계/제조 변수가 많은데 결국은 고수를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선망의 America & 생소한 영어, 홀로소닉 & 왜 그런 말을 썼는지 모를 ‘3차원 음향’ & 해외 호평 등에 의한 홍보효과는 상당했을 것이니 뭐… 적어도 사업적 관점에서는 꽤 좋은 스토리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더불어 (홀로소닉이든 아니든) 에어로 시스템이 좋은 스피커를, 잘 만들어주었으니까 그 스토리가 타당하게 받아들여졌던 것이고. 그래서,

703 제작 오류에 의한 Holosonic 저음 보강 공식의 실종. 

날리는 소리가 났던 703은 류신영 씨의 의도대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보았고… (후~ 예전에는 왜 뜯고 사진 찍을 생각을 못 했던 것인지?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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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추가, 20220212) 왜 703은 그렇게 날리는 소리가 났을까? 그게 자꾸 머릿속을 맴돌아서… 일단, 위에 정리한 텍스트와 그림만 가지고 전체를 재구성해보면 대체로 아래와 같은 모습.

1) 전면 Duct 기준, 위쪽 시간지연 공간과 아래쪽 시간지연 공간 두 곳이 설정되고
2) 위쪽 유닛의 후면 파동(=유닛 후면의 프레임을 통과한 공기의 맥동)은 시스템의 위쪽으로 유도되고, 아래쪽 유닛 후면 파동은 시스템의 아래쪽으로만 흐르도록 두 유닛 사이에 격벽을 사용한다.
3) 아래쪽 <시간지연 공간>은 “엔클로저 전체가 유닛 후면의 음파가 흐르는 관로이다”라는 사상에 맞게 보완 구조물을 가지고 적절히 관로 통제를 시도하고 있으며
4) 시간 지연의 청각적 착각 즉, 베이스 리플렉스 효과를 좌지우지하는 Time Delay는 <시간지연 공간 #1>과 <시간지연 공간 /#2>의 체적 및 형상 등에 의해서 달라질 것이다. 류신영 씨의 공식은 그런 요소의 결정, 내부 구조물 형상, 두께, 위치 등을 다루고 있는 것이고.
5) 두 개의 Duct는 베플면에서 안쪽으로, 공식을 따르는 깊이만큼 삽입되어 있고 <시간지연 공간 #1/#2>에서 넘어오는 음파에 대응한다.

이상에서 개념적 파동은 Wave 1차~3차 총 3개. 이것 때문에 ‘3차원 입체음향’이라고 하신 것인지? 두 개 후면파가 무작위로 섞이니까 시스템 THD는 일반 스피커보다 높게 나올 듯. 홍보용 멘트이겠지만, 너무 나가신 게 아닐까 싶고.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동아일보, 1990.05.18)

Holo~를 쓴 것은 무한 배플을 따라가는, 흔한 후면파 제거용 흡음재를 쓰지 않고 전면파 + 2종 시간 지연 후면파의 합산을 최대한으로 유지하자는 전략 혹은 2+1형 음파 경로를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 (내용 추가) 참고로 경향신문 기사(1989.02.15)는 같은 현상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 스피커에 붙여진 별명이 홀로소닉(Holosonic). 레이저 빔에 의해 제작되는 입체 사진 홀로(Holo-)에 소리를 뜻하는 소닉(-Sonic)의 합성어이다…”

아무튼 그쯤에서, “후면 음파 즉, 공기의 맥동은 위 화살표처럼 깔끔하고 단순하게 흐르지 않는다”, “스피커 유닛의 전자기적 속성과 영향, 엔클로저 내부 유동 해석보다 유형물 구조에 집중한 물리적 가정이 도두라진다” 등 몇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고…

다시 703에 집중하면, 안쪽 구조물 형상오류, Duct 형상의 오류, 스피커 유닛의 파동 유도 오류, 후면파의 소멸 등 어딘가에 실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네크워크 오류였을 가능성이 크다. 매우.

(내용 추가) 한편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간 기독교 목사의 아들, 메릴랜드 대학 학생이라는 배경 외 특별한 게 없는데 미국 특허까지 출원하고 끈질기게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려 국산 오디오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류신영(유신영) 씨는 대단한 분이다. 이 시점, 대략 60대가 되셨을 것인데…


기술이 기업을 만든다,  에어로시스템. (매일경제, 1988.10.12, 출처 : https://www.mk.co.kr/sitemap/onews_view/1988/958710/)

목욕탕에 받아 놓은 물의 파장에서 얻은 힌트가 스피커 시스템 전문기업을 만들어냈다. 세계 음향기기 시장에 파문을 몰고 온 에어로시스팀(대표 윤상수)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에어로 스피커」의 탄생은 지난 83년 당시 17세였던 재미교포 류신영군의 우연한 발견에서시작됐다. 소리의 진동이 목욕탕물에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스피커 통안에서 공기의 떨림과 파장의 관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피커통을 수백 번 뜯고 조립한 끝에 스피커통 안에서 공기의 흐름을 차단하지 않는것이 원음을 재생하는데 필수적인 사실임을 알아냈다. 류군은 결국 85년 종래의 스피커와는 작동원리가 전혀 다른「에어로 다이내믹 스피커시스팀」을 개발, 미국특허를 얻고 한국 일본 유럽공동체(EC) 등에도 륵허를 출원했다. 그는 미국 유명회사가 특허권을 팔라는 요청을 뿌리치고 기업화를 위해 방한,벤처캐피틀사인 한국기술개발의 문을 두드렸다.

한국기술개발은 이 에어로 다이내믹스피커가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류군과 73대27의 비율로 1억원을 투자, 86년 1월 에어로 시스팀사를 설립했다. 윤사장은 이때 한국기술개발에서 자리를 옮겼다. 에어로 시스템은 현재 자본금 6억원, 종업원 1백20명, 그리고 미국에 류군이 책임자로 있는 현지법인인 에어로 INC사를 두고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에어로스피커가 처음부터 판매에 성공한것은 아니었다. 86년말 미국에 33만 달러 규모의 에어로스피커를 첫 수출했지만 인기를 끌지는못했다. 미국의 유명 딜러들이 에어로 스피커의 완벽한 소리에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지만 딜러계약대신 OEM(주문자상표에의한생산)수출을 권유했다.

돌파구는 87년초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전자쇼에서 마련됐다. 이 쇼에서 에어로 스피커는 세계 각국의 1천 4백여 업체가 출품한 신제품 가운데에서 뽑힌 15개 첨단 제품 중 「유일한 스피커」라는 영광을 안았다. 이를 계기로 해외의 인식이 달라졌다. 딜러들의 거래 요청이 몰려들었고 오디오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오디오 잡지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제품 생산을 전량 외주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주문량을 미처 소화할 수 없었다.

에어로 시스팀은 지난 9월 경기도 화성군 봉담면에 50억 원을 투자, 3천 9백평 규모의 공장을 준공, 월 7만대의 스피커 시스템 생산 능력을 보유함으로써 자체 공급 채비를 갖췄다. 매출 목표는 올해20억 원, 89년에는 70억 원, 90년에는1백 억원을 세워놓고있다.

이 회사는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캐나다, 유럽 시장에도 시제품을 내놓고 일본과도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잇따른 해외시장 개척에 힘입어 이 회사는 90년 이후를 겨냥, 제 2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현재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에어로 스피커는 현재 3개 모델을 생산 중에 있으며 4개 모델을 새로 개발해 시제품 제작이 끝난 상태이다. 오는 11월부터는 국내 시장에도 이들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윤상수사장은 『스피커의 기술혁신을 위해 미국과 국내에 2원적인 개발체제를 갖춰놓았다』고 설명하면서 『에어로 스피커를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스피커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덕로기자)

(▲ 캐나다에서 목격된 Aero 903a. 하이엔드라는 언급에, 신품 가격 1,800불이었다고 한다. 류신영 씨의 Aero Inc.가 디자인과 설계를 했고 Aero System Inc.가 조립을 했다고 적혀 있음. 모든 게 신문 기사 그대로. 출처 : https://www.canuckaudiomart.com/details/649343488-very-unique-and-rare-hard-to-find-high-end-aero-speaker/images/1495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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