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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된 벽걸이 시계는 1초도 틀리지 않는다.

글쓴이 : SOONDORI

“참 신기한 일이군요. 그러면… 언제 만드셨는데요?”

안양시에 있는, 시원하게 높고 반짝반짝 때깔 나는 ○○ 비즈 타워에 미팅 차 갔다가 즉흥 통화를 하고, 한 때는 그보다 더 좋고 더 그럴듯했을 인근의 ‘유천 팩토리’ 머시기로 차를 몰았다.

낡은 팩토리 건물은 언젠가 돈벌이에 사라지게 될 것인데… 마지막 만남이 언제였는지? 1년쯤 시간이 지났을까? 얼마 전 독감에 큰일이 날뻔했으며, 이제야 간신히 70% 정도로 회복하셨다는 분을 다시 뵙고는,

○ 선생님, 금성사하고 거래하신 적이 있습니까?

■ 금성사? 어, 저거, 오래된 것을 왜 사무실에 걸어 놓는고 하니… 55년쯤 된 것인데, 그동안 한 번도 시간이 안 맞은 적이 없다우.

○ 오호~ 뭔데요 이게?

■ 내가 만든 거지. 근데… 내가 1등을 했다니까. 금성사 꺼이하고 내 꺼하고 붙어서 경쟁했다고. 

○ (웃음) 네? 아니 스피커 만드시던 분이…

■ 아니 그때… 내가 재미로 (웃음) 저기 들어가는 부품 일부를 독일제를 썼다고. 그 당시는 동독, 서독 나눠졌을 때야. 서독에 킨즐리라는 회사에 가서 “야, 내가 필요한 부품 내놔!”.

남대문 시장에  도매상들이 있는데, 내놨더니 안 사가더라고. 쳐다보지도 않더라고. “한국의 이름 있는 회사, 금성사 꺼를 팔고 있는데 우리가 왜…” “어 그래? 그러면 내가 그냥 놔두고 갈 테니까 응? 팔아보라우. 팔리면 그때 돈을 주고”.

그런데 내 물건이… 밤에 소리가 안 난대. 그리고 빠떼리가 다 달을 때까지 정확하게 간다는 거야. 금성사 꺼는 점점 느려지고. 그러니까 소비자들이 금성사 꺼보다 더 좋은 게 있구나 하면서…

○ 그게 몇 년도입니까?

■ 어… 60년대 초. 모델이, 그 당시에 만든 게 내 집에 서너 개 있다니까. (큰 웃음)

(이후 이어진 이런저런 대화는 생략)

누구나 할 것 없이… 사람은 또는 시계는, 건물은, 오디오는, 언젠가 늙고 사라질 것이되 기억하는 이의 기억은 언제나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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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ma 스피커 유닛, Made In Spain


킨츨레, Kienzle Uhren GmbH는 1822년, Johannes Schlenker가 설립한 독일의 시계 제작사. 2010년에 어떤 자본가에게 매각되었다. 브랜드는 존속하지만… 글쎄요?

(▲ 훗날 대우자동차 르망으로 진화한 Opel 카데트(Kadett)의 아날로그 시계. 1960년대 제품. 출처 : 이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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