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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가 살던 진공청소기 수리

글쓴이 : SOONDORI

“에라이~ 결국은 고장인가?” 그렇게 귀차니즘에 전도되어 몇 년을 묵혀 두었던 것을 다시 꺼내서 살펴보았다.

○ 기동 커패시터 불량?

이 부품의 고장으로 모터의 초기 회전이 안 되는 경우가 있음 → 한쪽 리드를 끊고 검사해 보니 정상.

○ 전기 접점 불량?

파워 버튼도 있고, 곳곳에 커넥터가 있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음 → 특별한 이슈가 없음 + 그래도 몇 곳에 WD-40 뿌려두기.

○ 카본 브러시 문제?

오래 쓰면, 당연히 압축된 흑연 막대기(전극)가 마모된다. 아직은 더? 그렇다면…

두 전극의 끝을 살펴보니 양자 불균형이다. 면이 거친 쪽에 아크(Arc) 방전의 흔적이 있고.

어떤 물리적 요인 때문에, 아크가 발생할 정도의 대전류가 통제되지 않은 경로로 흘렀던 것이다. 그러면… 단상 유도전동기의 동작 원리 위배에 의해 모터는 묵묵부답이 됨.

그래서, 아마추어의 단자와 단자 사이 즉, 눈에 보이는 구리 절편의 골과 골의 사이에 낀 카본 분진을 털어내고, 브러쉬 모듈이 접속되는 단자에 WD-40을 뿌리고… 잘 돌아간다.

※ 220V, 수 A가 흐르는 이곳에 WD-40, 경량급 접점 구리스, 라이터 기름 등 인화물질을 바르거나 뿌리는 것은 섶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 절대 하면 안 되는 일. 다이슨이 돈 좀 아끼자고 카본 브러쉬만 썼을까?

이 DIY 방법은 가정용 믹서기 고장 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음. 역시… 가정집 모터에 관한 한, 뚜껑 열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버리면 안 된다. 그리고,

“오잉? 우찌 이런 데서 살고 있다~냥?”

거미 두 마리. 사람이 살고 죽는 세상과 거미가 살고 죽는 세상은 완전히 다른가 보다.


카본 브러시는 소모품이다.

오래 쓰면 닳고… 언젠가는 교체를 해야 함. 만약에 서비스센터에서 쉰소리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인터넷에 널린 유사품을 사서 일부를 깎고 금속 틀 안에 집어넣을 수도 있다. 끙끙거리며 여하히. 모터를 많이 쓰는 공장이 즐비한 산업단지 주변 전문 상가나 전문 수리점에서 구할 수 있을까? 샤프 펜슬의 연필심과 다름 없으니… 그럴 듯.

(▲ 아마존에서 입수할 수 있는 1만 원대 정품)

(▲ 수공구 + 인두 + 연삭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체 모를 제품까지)

 

3 thoughts on “거미가 살던 진공청소기 수리

  1. 순돌님
    안녕하세요..

    저도 연초
    주변에서 진공흡입 불량으로 진공청소길 폐기하려는걸 얻어와서
    아예 창청비를 했습니다.

    세월의 먼지가 켜켜이 쌓여서

    모터는 하우징분리가 어려워 카본브러쉬 정도만 떼내고
    나머진 기판부터 내외장 케이스, 필터, 호스와 출입구 모듈라 까지 하나하나 분리해서.

    전부 물에 며칠 불려습니다.

    모터 하우징 내부의 팬에 붙은 먼지는
    물에 불려도 깨끗칠 않아

    작은솔로 문질러서…

    그랬던 청소기가 이젠 작동을 잘해서
    오늘 오후에도 잘사용했습니다.

    오랫만에 안부삼아 댓글로 인사합니다.

  2. 댓글을 쓰고보니

    OPEN SITE 라 다른분들이 보고 혹여 오해할까봐
    추가로 첨언을 하면

    상기 내용 중에 물로 불려서 청소를 했다는 것은

    청소기 정도의 전기기판과 소형모터는

    분리후 물로 깨끗히 씻은후 조립해서 사용해도 됩니다.
    (물론 전기 콘센트를 꼽은 상태로 물로 청소하시는분은 없으시겠지요
    즉, 절대 전기 콘센트는 꼽지를 말라고 말씀드리는겁니다)

    다만

    분해해서 씻은 청소기 부품들을
    깨끗히 말려(헤어드라이기나 베란다에 며칠두어 바싹말려서)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조립해 사용하면 됩니다…

    괜한 댓글을 했나봅니다.
    복잡하게 해 죄송합니다.

    그럼

    1. 안녕하세요? 잘지내셨는지요?

      뭘요… 인티앰프를 하이타이 물에 넣고, 잘 빨고 잘 말려서 쓰기도 하고… 오래 전에 저도 한 번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그나저나 Open Site라는 수식이 참 좋습니다. 삼삼오오 모였다가 길을 가는 동네 담벼락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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