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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back Machine] 테스트 드라이브 – ’91 푸조 405 Mi16; Peugeot 405 Mi16

by TIMO

2004. 9. 1

처음에는 푸조 205 Mi-16인줄 알았습니다. 푸조 205, 특히 Mi-16 Turbo 버젼은 티코에 그랜저 엔진을 장착했다는 비유도 가능할 만큼 특이하고 강력한 모델입니다. 어쨌거나 그만큼 사진을 찍거나 직접 몰아볼 가치가 매우 큰 차로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꿈에 부푼 기대를 하고 지인과의 약속 장소에 나갔을 때 약간은 실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5가 아닌, 조금 더 커다란 405가 있었지요.

Peugeot 205 Mi-16 Turbo

검정색 푸조 405. 시승할 하얀색 푸조를 만나러 송파구까지 이동했습니다. 예! 차가 두 대입니다. 그리고 한 대 더 있다는군요. 푸조를 좋아하니까 밤이든 낮이든 푸조를 모는 것이겠지만… 이 90년대 초반 모델은 여분의 차를 갖고 있어야 할 만큼 이 차는 관리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어찌 보면 값비싼 부품을 그 때 그 때 주문하고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 보다 차라리 파트(Part) 공급용 한 대를 더 갖고 있는 것이 경제적이겠군요.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그렇습니다.

Peugeot 405 Mi-16과 오너

새 국산차나 3년쯤 된 유명 모델을 시승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실내가 조금 어수선한 편이었습니다. 다 주인 맘이지요. 내부는, 기본선만 가지고 생각한다면 딱 ‘콩코드 오메가’입니다. 전후좌우의 체감되는 실내 용적도 그렇고 각진 형태의 내부 디자인, 가죽 시트의 느낌 모든 것이 그러했습니다.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어쩌면 콩코드의 원형인 마즈다의 카펠라(Capella, 해외 수출명 Mazda 626)가 이 모델을 벤치 마킹했을 가능성도 있겠다 싶었답니다. 가만히 보면 외부 생김새도 비슷합니다. 기아 콩코드를 이 모델처럼 피닌파리나(Pininfarina)가 디자인을 했을까? 망상.

원~ 이런 실내는… 사진을 축소했어야?

1. 랠리용 엔진

1980년에 설립된 프랑스 자동차 메이커
로고는 회사가 있던 벨포트(Belfort)市의 상징물인 사자상을 이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후드를 열어 보니 늘상 보아온 커다란, 구형 엔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하 ! 특이한 것들이 몇 가지 눈에 띕니다. 엔진이 뒤쪽으로 눕혀져 있다(Slanted)는 것과 흡기 포트가 앞쪽에 있다는 것 그리고… 흡입 관로가 매우 길답니다. 자연흡기 방식의 충진 효율을 생각한 배려, 강한 토크와 설계자의 희망 RPM 등 여러 가지 단어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인테이크의 위치와 Slanted Engine

또 다른 것. 엔진 아래쪽에 오일 방열핀(Pin)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단형 차량에서는 매우 특이한 것이지요. 왜 이런 엔진 배치방식과 냉각핀을 썼을까? 그것은 마그네슘(Magnesium)이라는 단어가 씌여진 헤드 커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차의 엔진은 주철이 아닌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고속주행 특히 고 RPM 운용을 염두에 두고 개발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푸조가 랠리 등 자동차 경주대회 싹쓸이로 커 왔던 기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일반 승용형 세단에서 조차 이런 랠리용 엔진을 얹었다는 것은… 그리 이상하지 않습니다.

발열을 예정한 엔진 – ‘Magnesium’ + ‘엔진 방열기’

낡았지만 분명 강력한, 그런 엔진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고, 다시 한 번 푸조라는 회사와 그 회사의 모델이 확실히 남다른 면이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문득, 집 앞에서 쉬고 있는 콩코드 오메가의 엔진이 자꾸 떠오릅니다. 아무튼 이 합금 엔진은 1992년 다음 세대의 것이 나오면서 일반적인 재질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최대 출력도 약간 낮아진 듯. (DOHC 1.9리터 150~160 PS @ 6500 RPM→ 150PS @ 6500 RPM)

2. 특별한 배려

知人은 ‘모트로닉(Motronic)’이라는 단어를 재차 강조합니다. 이 차가 나온 1991년의 상황(캬브레이터 차량이 돌아다니던 시절)과 이 모델의 개발ㆍ판매시점(1987년 이후)을 생각한다면 분명 대단한 제어 시스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첨단엔진제어 시스템 모트로닉(Motronic) – 1991년을 생각하자!

듀얼 쓰로틀 플레이트가 눈에 들어 옵니다. “콩코드 오메가도 그렇다…”라고 하면? 남의 큰 떡을 보며 탐하다가 그래도 나의 작은 떡이 사랑스럽다고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예비용 부품 – Dual TP

고급 모델임에 틀림없듯 Bosch 로고가 선명한 4 채널 ABS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Brembo사의 디스크는 시가지 주행 시 차를 쉽사리 세울 수는 없답니다. 고속에서의 강력한 제동 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기 때문. 계기판은, 속도계가 작동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계기판을 떼어 냈다가 방금 전에 붙였기 때문입니다. 숫자는 마일(Mile)을 단위로 쓰고 있는데, 그렇다면 149,082는 23만 킬로를 주행했다는 뜻일까요? 어허! 기초적인 점검을 했다고는 해도 이 정도 주행 거리에서라면…? 엔진힘이 이상스럽게 강력합니다. 149,082km라도 그렇습니다.

ABS와 계기판 – 눈금 중 일부가 정의된 기능에 따라 선별적으로 점등

3. 바디의 아래쪽

무심코 지나칠 뻔한 아래쪽. 스페어 타이어의 배치가 특이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후륜측에 토션-빔(Torsion Beam)과 세미트레일링-아암(Semi-Trailing Arm) 방식을 조합한 서스팬션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장축 스프링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험한 핸들링 시의 상하 진동 억제, 통제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까요? 당연히 Damper의 크기도 작습니다. 전륜은 일반적인 맥퍼슨 스트럿.

오호… 2조 토션-빔(Torsion Beam)과 세미트레일링-아암의 조합

4. 테스트드라이브

정체 구간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 위에서 달려 보았습니다. 속도계는 작동되지 않으니 RPM을 보고 대략 현재 속도를 추정하는 조건. 그러니 시속 1백 몇십 킬로로 달렸는 지를 알 수는 없습니다. 수동 변속기는 저단쪽 토크를 최대한 유지시키는 조건으로 세팅된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출발 과정에서는 힘이 넘쳐 스스로 차고 나가는 듯 느껴지지만, 대략 1백 수십 킬로 이상의 가속감은 조금 더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동 변속기마저 랠리용일까? 랠리 경주에서 시속 200km/h로 코너를 돌아나갈 일은 없을 것인데… 아무튼, 고령차이기 때문에 “이것은 이렇다”라고 단정을 내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고속주행 중 급가속은, 그럭저럭. 브렘보의 효과를 보기엔 너무 낮은 속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20km/h쯤으로 예상되는 속도에서 느껴지는 미미한 핸들 떨림은 타이어 밸런스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표시겠고… 실제로 정차 중 테스트를 해 보니 핸들에서 유격이 느껴집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주행 거리와 연식을 생각하면, 이런 조건이 아니라면 더 이상하겠지요.

5. 가치있는 고령차를 갖는다는 것.

테스트 드라이브의 초점은, 오래된 차 그것도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외산 차량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유지ㆍ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두어졌습니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중에, 결국 차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답니다. 연료압은 충분하고, 점화 불꽃은 목격이 되는데 시동은 안 걸리는 상황. 그리고 특이한 잡음.

견인을 할까 말까?

지나가는 행인들, 버스, 택시… 적어도 특이한 차를 몰 때는 이런 시선을 무시할 수 있는 기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적당한 수준의 고장은 현장에서 직접 조치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공구와 일부 부품 정도는 상비해야 합니다. 달리는 정비공간이라… 마침, 이 순간에서는 병원 외과용 가위가 하나 있을 뿐. 공구가 없으니 다른 조치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견인을 했습니다. 며칠 후 확인된 고장원인은, 타이밍 벨트 안쪽의 Cog들이 잘려나간 상태라는 것. 이 분은 돈이 좀 들게 생겼습니다. (안윤호 원장)

그래도 차를 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소장 가치가 있는 중고차, 고령차, 희귀한 차를 몰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라는 것은 늘 같습니다. 이래 저래 어렵다는 것을 이미 알고 시작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부품 공급용 차량이 한 대 이상 필요하다. 둘 다 굴러다니면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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