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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솔루션 회사가 주도하는 오디오 세상의 도래

글쓴이 : SOONDORI

All-in-One Network Amplifier라는 NAD M-33의 단서를 그냥, 다 쓸어 담았다는 의미로 <종합 앰프>라고 하고… 보면서 생각난 것 몇 가지.

○ 일본 디자이너들의 허탈한 노력

과거 빈티지 오디오 세상에서, 일본 디자이너들은 제한된 유형물 요소로 LCD 디스플레이와 같은 느낌을 만들어 내기 위해 무단히 노력했다. 나이 드신 그분들이 요즘의 디스플레이 패널 장착 오디오를 보면서, Skin을 바꾸는 인터페이스를 보면서, 나드 M-33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지?

* 관련 글 : Technics SU-Z200 인티앰프 그리고 아남전자

* 관련 글 : Kenwood KR-A50 리시버, 사각 기능영역들의 조합

○ 앞이 아니라 뒤를 봐야 한다

봐야 할 것은 뒤에 다 붙어 있으니까. 디자인 트랜드가 그렇게 흘러가니까.

(▲ NAD는 규격화된 기능 모듈을 삽입, 분리, 교체하는 모듈라 구조를 MDC(Modular Design Construction)로 통칭하였다. 이것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일종의 옵션 카드로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식)

○ 디지털 주도, 스위칭 선호 그리고 D-클래스 득세

High, Low 두 가지 펄스만 가지고 신호를 취급하거나 증폭을 한다. 이제는 오디오 신호 자체가 디지털이기 때문에 Digital 강세는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수용할 수밖에 없음. 그런데…

요즘 기기의 특징은, 1) 각종 스위칭 잡음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이런저런 군더더기가 더 뭉친다는 점, 2) 흔히 스위칭 방식 SMPS 전원부가 붙고 그래서 그게 앰프인지 아니면 전원 장치에 앰프가 붙은 것인지… 늘 갸우뚱거리게 되는 점 두 가지. 투입 자원의 효과적인 배분만 가지고 생각할 때, 진공관 앰프나 구형 리니어 앰프에 대비하여 어떤 게 더 합리적인 것인지를 생각해봐야겠다.

○ 앞으로는 오디오 소비자도, 오디오 제작사도 할 게 없음.

앞으로 30년쯤 지나서, 그러니까 M-33이 빈티지 취급을 받을 즈음에는 DIY 관리고 뭐고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지점에 이르게 될 것이다. 불면 날아갈 듯 아주 작고 밀접되어 있고 게다가 SMT 공법으로 부착되어 있어서 뭘 떼어내고 검사하고… 그런 게 참 힘들다. 알 수 없는 프로그램까지 들어 있으니 무조건적인 단순 교체가 정답. 그러므로 30년 후, 오디오 DIY 활동의 한 축은 먼 세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음. 그것은 소비자의 완벽한 제작사 종속.

한편, 전통적인 오디오 제작사가 그들의 것을 직접 설계하고 만드는 게 아니라 앰프 전문, 무선 전문, 프로그램 전문, 기타 IOT 전문 솔루션 제공사의 것을 가져와 조립하고 마감하는 세상으로, 오디오 제작사가 솔루션 제공사에 종속되는 세상으로, 제작사에 종속된 소비자는 얼치기 덤으로 솔루션 제공사에 얽매이는 세상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은 글로벌 부품/솔루션 공급망의 변경과 같은데… 조합 기술을 잘 구사하는 회사는 살아남고 특별한 강점도 없으면서 “전통 고수!”를 외치는 제작사는 조용히 사라지게 될 것.

그리고 가만 보니,

디지털 MP3가 소스 기기 시장, 음원 시장을 홀랑 뒤집더니 이제는 양태를 달리한 디지털이 기기 INPUT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와서 근본적인 아날로그 영역과 오디오 재생 플랫폼까지 홀랑 뒤집으려고 한다. 그런 변화는… 예를 들어, 자동차 오디오 부문에서는 이미 완료형.

* 관련 글 : 삼성전자 AV-R3000 7.1 채널 A/V 리시버와 ICE Power D-클래스 모듈

마지막 방어선? 남은 것은 아날로그의 물리학을 다루는 스피커뿐이다.


○ 30년 후 아날로그 빈티지 세상이 어찌 될까를 상상해보면…

희소성의 원칙 그대로. 빈티지 기기 수가 망실로 줄어들고, 입수할 수 있는 부품 수도 줄어들며, 소비자 수가 감소하고 관리행위를 대신할 사람 수도 줄어들고. 그러면서 모든 것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조금만 더.

오디오 극상기로 볼 수 있는 1970년대~1990년대를 기준으로 하는 전 세계 빈티지 오디오 보유 대수, 유통 대수는 얼마나 될까? 그런 정보를 구하기 어려우니까 우격다짐으로 추산해보자면,

1) 1980년, 미국 8천만 가구의 32%가 하이파이 시스템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1). 당시, 약 2500만 대 시스템이 미국 시장 안에 있었다는 뜻. 물론 누적의 개념으로.
2) 1980년, 세계 인구수는 44.5억 명, 미국 인구수는 2.3억 명. 8천만 가구로 가구 당 평균 인원을 계산하면 한 가구 당 2.875명. 3명으로 간주하고 전 세계 인구수를 나누면 글로벌 가구수는 14.8억 가구가 된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 아이 10명이 평균인 나라, 부유한 나라, 그럭저럭인 나라도 있으니까… 대책 없이 보수적인 0.2를 곱하여 전 세계 약 3억 가구에 하이파이 시스템이 있었다고 보고,
3) 여기에 극장, 객장 등에서 쓰이는 오디오, 자동차에 들어가는 카 스테레오 등을 가산해야 하는데… 참고로 1980년, 자동차 제국인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대수 한 가지 통계만해도 895만 대(*2).

*1 : https://medium.com/swlh/vintage-audio-buyers-guide-five-myths-busted-f58d2025d7b5
*2 : 1981년 미국 뉴욕타임스 기사 중 일부, https://www.nytimes.com/1981/01/08/business/1980-car-sales-at-19-year-low.html)

자, 1980년의 하이파이 + 카 스테레오 합산 대수만 해도 족히 5억 초과 10억 세트 가까이 될 것이라고 보고 1990년대를 거치면서 누적 대수는 더 늘었을 것이며… 그런데 그것이 점점 감소하였고 감소 중에 있다. 30년쯤 후에는 용도 미정까지 더해져서 훨씬 더 감소할 것이니 빈티지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올라갈 수밖에 없음.

아래는 감소 추세를 그대로 방증하는, 빈티지 오디오의 입력인 음원에 대한 시장 트렌드 그래프. 음원이 없으면 입력 장치가 필요 없고 또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듣지 않게 되니까… 결국 전통적인 빈티지 오디오는 아래 트렌드 그래프의 상관 관계 속에서 서서히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일부만 남고 사라지게 된다.

(출처 : https://www.statista.com/chart/17244/us-music-revenue-by-format/)

글로벌 수십 억 개 하이파이 세트 중에서 남아 있을 일부의 가치 상승을 생각하면 역시, 국산 오디오 수집이 30년짜리 장기 재테크 수단으로 꽤 유효하다는…

○ 위 감소 트렌드에 종속된 빈티지 기기의 위탁 관리 비용은 어떻게 될까?

우선 현재 기준에 대해서… 2022년, 국가가 정한 최저 시급은 9,160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인켈 TD-2010 빈티지 튜너를 택배로 접수한 어떤 전문가가 박스를 풀고 기기를 꺼낸 다음, 진단-조정/수리 후 다시 박스에 넣고 택배 발송을 완료하기까지의 시간을 연속 작업으로 4시간이라고 가정 한다면, 최저 시급 기준 노무비는 36,640원. 전문가로서의 합당하게 받아야 하는 기술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므로 흔한 엔지니어링대가 20%를 더하면 총액은 43,968원이 된다. 8시간이면 2건 작업으로 87,936원@1일. 2021년 소프트웨어 노임단가에서 제시하는 한 달 평균 근무일 21.1을 곱하면, 1개월에 벌 수 있는 돈은 185만 5천 원.

충분하지 않은데 그게 다인가? 사업자로서 지출해야 하는 제반 고정비용이 있고 각종 재료비, 기회 비용 등이 있다. 그러므로 최저시급에 의한 단순 계산 자체가 논리적으로 100프로 무의미함.

다른 밑바닥 잣대로서,

대한민국 내 사업자 활동의 최저선이라고 할 수 있는 간이과세 기준은 연간 4800만 원(=월 400만 원)이다. 그것을 21.1일/월, 8시간 근무/일로 나누면 위 튜너 작업에 청구되어야 하는 최저 금액은 시간 당 23,696원이 되어야 한다. 무거운 앰프나 특수한 메커니즘을 포함하는 CDP,  카세트 데크 등에는 +알파가 반드시 붙어야 할 것이고… 아무튼 30년 후에는 그게 10배쯤? 20배쯤? 그렇게 될 것.

아? 갑자기 생각난 것 하나. 예를 들어, “5만 원 짜리 인켈 튜너에, 내가 왜 5만 원을 써야 합니까?” 항변하시는, 세상 물정 모르고 답답한 소리를 하는 분이 계시던데…

1) 왜 본인이 정한 시장 가치를 가지고 관리 비용에 제한을 두시는지? 시장 가치와 관리 비용은 ‘따로 국밥’이 맞다. 심지어 그 인켈 튜너에 외산 로고가 붙었다면 그대로 몇십 만 원짜리가 되었을 수도 있고.
2) 빈티지는 기기 건전성 유지에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유/무형 비용이 수반된다. 공짜인데 좋은 소리는 없음. 그것은 엄연한 세상의 준칙 같은 것. 감으로 생각하면, 구입 가격 대 관리 비용의 비율은 1:2까지.

 

2 thoughts on “IOT 솔루션 회사가 주도하는 오디오 세상의 도래

  1. 스피커도 패시브에서 액티브로 넘어가면서 디지털에 예속되는 모양새입니다. 제네렉은 GLM으로 자사 제품간의 긴밀한 튜닝을 가능케 했으며, 나쁘게 말하면 베타적 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점점 스피커가 작아지는 현재 시장을 보면 디지털 편입이 실용적 접근이 될 수 있다 생각하며 최후에는 무선이어폰과 유선헤드폰의 관계처럼 분리가 명확히 되는 날이 머지 않았나 싶습니다.

    1. 네. 말씀에 동의합니다.

      진공관 오디오에서 트랜지스터 오디오로의 전이는 눈에 보이는 자연스러운, 또는 틀에 박힌 궤적이 있는데 그 다음으로의 전이는 완전히 자유 상상인 것 같습니다. ‘디지털’이 개입되면서 솔루션의 공개성이 높아지고 그럼으로써 여러가지로 다양성이 풍부해진 것이겠네요. 물론 휩쓸려가기를 고집하는 자의 입장에서는 인정하기 싫고 또 그때문에 어려운, 불편한 진실이겠고요.

      역시… 부정형의 단어인 아날로그와 규격화를 상징하는 디지털은 각자의 속성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의 상위에, 인간의 자유상상에 근접한 수단인 프로그램이 자리를 하고 있어서 더 그렇겠지요? 사람-프로그램-디지털-아날로그… 사람을 향해서 가는 기술적 변화가 또다른 국면에서는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참 희한한 구도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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